▲ 포수 이희성이 중견수 오재원의 송구를 받고 쩡셩언을 기다리는 장면. 심판진은 이 상황을 홈 플레이트 충돌 유발로 봤다. ⓒ 중계 화면 캡처
▲ 포수 이희성이 중견수 오재원의 송구를 받고 쩡셩언을 기다리는 장면. 심판진은 이 상황을 홈 플레이트 충돌 유발로 봤다. ⓒ 중계 화면 캡처
▲ 대만의 득점 인정에 망연자실한 석수철 감독 ⓒ 중계 화면 캡처
▲ 대만의 득점 인정에 망연자실한 석수철 감독 ⓒ 중계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홈런과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중심타자 몫을 해낸 검건휘(충암고3)이 웃음을 잃었다. 포수 이희성(원주고3)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김지석(인천고3)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한국 18세 이하 야구 청소년 대표팀이 7회 수비에서 나온 비디오판독에 의한 판정 번복으로 3위 결정전을 대만에 내줬다. 

한국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2회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대만과 동메달결정전에서 2-3으로 졌다. 1-2로 끌려가던 6회말 김건휘가 2사 후 동점 적시타를 치며 기사회생하는 듯했으나 7회초 2사 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점이었다. 처음에는 홈에서 아웃 선언이 나왔는데, 주심의 매끄럽지 않은 경기 진행 이후 비디오판독을 거쳐 세이프로 정정됐기 때문이다. 

실점 상황은 7회 2사 2루였다. 구원 등판한 박지성이 5번타자 장팅이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오재원(유신고3)이 앞쪽에서 타구를 끊었고, 홈으로 정확하게 연결했다. 포수 이희성(원주고3)이 2루주자 쩡셩언을 충분히 기다린 뒤 태그아웃하며 이닝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이때 이치키 마사오키 주심의 경기 진행이 혼란을 야기했다. 이치키 주심은 먼저 대만 벤치를 바라보며 퇴장 신호를 보냈다. 이후 대만 벤치에서 항의가 나왔고, 비디오 판독으로 이어졌다. 잠시 후 대만의 득점이 인정됐다. 석수철 감독 또한 격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진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희성이 송구를 잡기 위해 앞으로 나온 상태에서 쩡셩언의 경로를 막은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접전 상황에서 주루를 방해했다기 보다, 짧은 송구를 받으려고 앞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일이었다. 게다가 쩡셩언이 홈플레이트에 도달한 것은 이미 이희성이 공을 받고도 시간이 지난 뒤였다. 한국이 억울한 심정을 갖는 것이 결코 이상한 장면이 아니었다. 

▲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 ⓒ곽혜미 기자
▲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 ⓒ곽혜미 기자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의 7회 실점 상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아마추어야구 전문 온라인 매체 고교야구닷컴은 7회초 심판 판정과 이후 양 팀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는 "(홈 아웃)판정에 2루주자 쩡셩언이 불복하는 표정을 지으며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대만 벤치는 홈 충돌 규정 위반이 아니냐며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한국 포수의 방해가 인정받아 세이프로 판정이 바뀌었다. 한국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대만이 다시 앞서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패배한 한국 선수단은 7회말 공격부터 의기소침해졌다. 경기 후에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계 화면에 잡힌 선수들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6회 몸에 맞는 공 출루에도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동점 기회를 만들어냈던 김지석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SNS 계정은 이번 대회 내내 수많은 '주요 장면'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3위 결정전에서는 승패를 가른 결정적 순간을 외면했다. 7회초 대만 결승 득점 주자 쩡셩언이 2루에서 절묘하게 태그를 피하는 장면, 한국의 7회말 공격이 끝나고 대만 선수단이 환호하는 순간은 소개됐지만 정작 대만이 리드를 가져온 7회초 논란의 상황은 업로드되지 않았다. 

▲ 경기 결과에 아쉬워하는 안지원 ⓒ 중계 화면 캡처
▲ 경기 결과에 아쉬워하는 안지원 ⓒ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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