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린 로사리오, 닉 에반스, 다린 러프, 로저 버나디나(왼쪽부터)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후반기 시작과 함께 외국인 타자 2명이 교체됐다. 18일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각각 대니 돈(33)과 루이스 히메네스(29)를 웨이버 공시했다. 5위 넥센과 6위 LG 모두 가을 야구를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만큼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타자의 성적을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공격력이다. 수비까지 좋으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감독들은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한다. 대니 돈과 히메네스, 그리고 조니 모넬(전 kt)과 대니 워스(전 SK)는 부상과 부진으로 타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해 짐을 싸야 했다.

10개 구단은 각기 다른 이유로 후반기 총력전을 예고했다. KIA, NC, SK 상위권 3팀은 우승, 두산, 넥센, LG, 롯데는 가을 야구, 한화 삼성 kt는 더는 후회가 남지 않는 시즌을 보내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 총력전을 펼치는 데 외국인 타자의 공격력은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다. 각 구단 외국인 타자들은 현재 팀 공격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을까.

◆ 꾸준한: 로사리오-에반스

올 시즌 꾸준히 활약을 이어온 외국인 타자는 윌린 로사리오(한화)와 닉 에반스(두산)다. 로사리오는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파괴력 있는 타격을 펼치고 있다. 75경기 타율 0.307 22홈런 64타점을 기록하며 KIA 최형우와 홈런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로사리오와 비교해 에반스의 활약은 화려하지 않다. 조용히 강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성적이다. 에반스는 78경기 타율 0.296 17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6월 타율 0.253로 잠시 주춤했지만, 7월 타율 0.367 4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 적응 마치고 상승세: 버나디나-러프

KIA 로저 버나디나와 삼성 다린 러프는 리그 적응을 마치자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리드오프로 시즌을 시작한 버나디나는 4월까지 타율 0.255 9타점 15득점에 그치면서 합격점을 받진 못했다. 적응을 마친 버나디나는 거침 없었다. 빠른 발과 일발 장타력을 자랑하며 KIA 타선에 불을 붙였다. 6월 중순부터는 3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16 16홈런 65타점 81득점이다.

러프는 방출이 거론될 정도로 시즌 초반 부진이 길어졌다. 4월까지 타율 0.150 1홈런 4타점에 그치면서 4번 타자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2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5월 2일 대구 두산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른 러프는 생애 첫 끝내기 홈런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9일 현재 타율 0.290 16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 바꿔도 고민: 로맥-로하스

SK와 kt는 일찍이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SK 로맥은 홈런을 생산하는 능력은 갖췄지만, 정교한 타격을 펼치지 못했다. 53경기에서 타율 0.185(178타수 33안타) 14홈런 29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62삼진을 기록했다. 로맥은 지난 13일 1군에서 말소됐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로맥이 올라올 준비가 되면 1군에 올리겠다"면서도 "당장 외국인 선수 교체 계획은 없지만 타자뿐만 아니라 투수까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는 어느 정도 맞추는 능력은 증명했지만, 한 방을 날리는 힘이 떨어진다. 로하스는 24경기 타율 0.255 3홈런 10타점에 그쳤다. 팀 타율 0.265 장타율 0.384 경기당 4.16득점으로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kt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넥센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윤석민을 4번 타자로 기용하면서 로하스에게 맞는 타순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재비어 스크럭스 ⓒ 곽혜미 기자
◆ 물음표: 스크럭스-번즈-로니-?(넥센)

NC 스크럭스는 지난달 10일 복사근 손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전반기 58경기 출전에 그치는 동안 타율 0.284 17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스크럭스는 18일 청주 한화전에 복귀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며 7-4 승리에 힘을 보탰다. 복귀전 활약을 후반기 끝까지 이어가며 지난 한 달의 공백을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롯데 앤디 번즈 역시 부상 공백이 길었다. 지난달 3일 옆구리 근육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은 번즈는 7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 성적은 7경기 타율 0.296 2홈런 3타점이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뽑은 선수인 만큼 이 정도 공격력만 유지한다면 롯데가 5강 싸움을 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중위권 팀 가운데 화력이 가장 떨어진다. 팀 홈런은 55개로 최하위고, 경기당 5.04득점으로 리그 8위다. 히메네스를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로니를 영입한 이유다. 로니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1시즌을 뛰면서 1,443경기 타율 0.284 1,425안타 108홈런 669타점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로니가 메이저리그에서 1,500안타 가까이 기록한 타자인 만큼 빠르게 리그에 적응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선구안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로 평가 받고 있다.

넥센은 대니돈을 웨이버 공시한 채로 새 외국인 타자를 찾고 있다. 대니돈은 전반기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면서 넥센은 팀 타율 0.297(2위) 76홈런(7위) 경기당 5.56득점(3위)으로 선전했다. 넥센은 한 방 능력이 있는 타자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 후보 3명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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