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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투수 전략’, 김진욱과 닮았다

작성일: 2015.01.03 13:07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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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신임 감독은 투수진에 대해 전원 선발화라는 뉘앙스를 비췄다. 지난해 팀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태라 비판 의견도 많았으나 색안경을 벗고 보면, 그리고 3년 전 타 팀 감독의 투수 전략을 비춰보면 그리 나쁜 전략도 아니다.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의 계획도는 2012시즌 두산 베어스를 맡았던 김진욱 전 감독의 전략과 닮았다.

이 감독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투수가 선발 출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라는 뜻을 밝혔다. 최근 롯데의 일련 사태들을 바라보며 비난을 일삼고 이 감독 선임에도 조소를 일삼던 팬들은 이 이야기에 또 한 번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모든 투수가 시즌 때 선발로 뛸 수도 있다’라고 오해할 수 있는 소지의 발언. 이를 일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야구 수준을 퇴화시킨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투수들의 한계 투구수를 전지훈련 기간 동안 정확하게 이해하고 성향에 따라 맞는 보직을 보다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012시즌을 준비하던 김 전 감독은 “최대한 선발투수 후보를 많이 준비하겠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중간 투수, 마무리를 애초부터 지정하고 훈련했다가 시즌 때 투수진 전략이 어긋났을 때 중간-마무리로 훈련했던 선수를 시즌 때 선발로 갑자기 전환하면 탈이 날 가능성이 높다. 한계 투구 설정이 처음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에 무리가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기왕이면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투수들의 한계 투구수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선발 후보에 들지 못하는, 그러나 기량과 구위 면에서는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를 계투진으로 포진시키고자 한다”.

2012년 6월6일 SK전에서 갑자기 계투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한 노경은은 사실 전지훈련 당시 선발 후보는 아니었으나 공은 많이 던지며 선발로도 뛸 한계 투구수를 올려놓은 상태였다. 검증된 부분이 없던 투수인 만큼 어떤 보직이라도 수행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 22홀드로 셋업맨 역할을 해낸 홍상삼(경찰청)은 전지훈련 당시 서동환(삼성)과 함께 5선발 후보로 훈련했고 2차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때도 소프트뱅크전에서 선발로 나서는 등 한계 투구수는 끌어올린 상태였다. 마무리로 낙점된 스캇 프록터, 재활군 투수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선발 투수 못지 않게 많은 공을 던지며 훈련했다.

그 결과 2012년 두산은 선발진이 강한 팀. 그리고 셋업맨 홍상삼이 믿음직하게 프록터에게 바통을 넘기는 팀이 되었던 바 있다. 그해 김 전 감독은 야수 운용책과 투수 교체에 있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으나 선발진을 키웠다는 점에서는 분명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이 밝힌 투수진의 전지훈련 계획도는 김 전 감독의 당시 계획과도 뿌리가 맞닿아있다.

다만 이 감독이 명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김 전 감독은 부상 전력이 있는 베테랑이나 몸이 안 좋은 투수가 있으면 최대한 배려해줬다. 대표적인 예는 2013시즌 오른 어깨 석회화 증세로 고생했던 더스틴 니퍼트. 그 해 두 달 가까이 결장했던 니퍼트에 대해 구단에서는 ‘등 근육통’으로 발표했으나 당시 니퍼트는 어깨 부위의 충돌 증세로 석회질이 생기는 증상으로 인해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긴박한 순위 경쟁 중이었으나 김 전 감독은 니퍼트의 선수 생활을 생각해 최대한 좋은 몸 상태가 되었을 때 올리고자 했다. 감독 본인이 선수 생활 동안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고전한 동시에 선수 말년 이 석회화 증세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조기 은퇴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재우, 정재훈 등 부상 전력의 베테랑 투수에 대해 배려한 이 중 한 명도 김 전 감독이었다. 적어도 부상 전력 투수들에 대한 배려만큼은 최고 수준이던 김 전 감독이다.

롯데 내 계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 정대현, 정재훈, 김승회, 김성배, 이명우 등은 모두 부상 전력을 지녔다. 따라서 몸 상태와 체력 회복도 등을 생각지 않고 이들의 한계 투구수를 무조건적으로 끌어올린다면 자칫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이 감독은 투수가 아닌 외야수 출신. 투수 출신 코칭스태프와의 원활한 조화 속 한계 투구수를 높이는 데 무리를 겪는 투수가 있다면 먼저 배려하는 부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이종운 감독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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