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잠실 경기서 생애 첫 맞대결을 펼친 양의지(왼쪽)와 유희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투수 유희관과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양의지가 드디어 만났다.

둘은 두산 시절 최강의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배터리였다.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뒤 서로를 향해 "정말 고마웠다"고 인사를 건넸을 정도였다.

때문에 둘의 첫 대결은 매우 큰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는 양의지가 판정승을 거뒀다. 3타석2타수1안타1볼넷1타점.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둘의 대결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전 타석의 볼 배합을 통해 둘의 생각을 함께 읽어보자.

첫 타석은 양의지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했다. 1사 1,2루의 득점 찬스. 첫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유희관의 초구를 받아쳐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뽑아냈다.

유희관이 선택한 구종이 재미 있었다. 주무기 중 하나인 싱커를 택했다. 대부분 관심을 모으는 투수와 타자의 첫 대결의 초구는 빠른 공이 대부분이다. 힘대 힘으로 한 번 붙어보자는 자존심의 대결이다.

하지만 유희관은 싱커를 택했다. 패스트볼의 구위로 타자를 찍어 누르기는 어려운 유희관. 때문에 변화구를 초구로 택했다.

하지만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걸치고 들어가는 싱커였다. 양의지는 이 공을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익 선상으로 떨어트렸다. 유희관의 마음을 읽은 듯 보이는 2루타였다.

두 번째 승부는 상당히 길게 이어졌다. 무려 10구까지 가는 긴 승부였다. 두 선수의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초구 직구가 바깥쪽으로 빠지자 2구째는 몸쪽으로 바짝 붙였다. 두 개의 공 모두 볼. 그러자 3구째 공 하나 정도 더 가운데 쪽으로 붙이며 스트라이크 콜을 이끌어냈다.

몸쪽을 두 개 연속 공략했으니 바깥쪽으로 하나쯤 뺄 타이밍이었지만 유희관은 다시 몸쪽 승부를 들어갔다. 이 공을 양의지가 걷어내며 파울이 됐다. 볼 카운트 2-2.

양의지는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싱커를 던졌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맞은 그 구종과 그 코스였다. 이번에도 양의지는 파울로 저항했다.

바깥쪽 대응이 좋다고 느끼자 다시 몸쪽을 찔렀다. 하지만 이번에도 양의지의 방망이에 걸렸다. 파울. 7구째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공략을 들어왔지만 양의지는 이 공도 파울로 만들었다. 8구째 바깥쪽 패스트볼까지 다시 파울.

그러자 유희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9구째 싱커가 바깥쪽 낮게 볼이 되더니 10구째 빠른 공까지 볼이 되며 결국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양의지의 판정승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마지막 승부는 간단하게 끝났다. 유희관이 바깥쪽으로 첫 타석과 마찬가지인 싱커를 던졌는데 양의지가 친 공이 힘 없이 떠 가며 중견수 플라이가 됐다.

양의지가 세 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가운데로 몰린 공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유희관이 그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볼 배합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승부는 양의지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 다음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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