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의 미러클은 여기까지일까. 필승조 붕괴로 1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 상황이 꼬였다. 

두산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4-7로 졌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1승을 안고 시리즈를 맞이했다. 1차전에서 이기면 이틀을 쉬고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1차전을 내주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단 한 번도 4위팀이 탈락한 사례는 없었다. 2차전이 열린 사례도 2016년이 유일했다. 당시 4위 LG 트윈스가 5위 KIA 타이거즈를 만나 1차전에서 2-4로 패한 뒤 2차전을 1-0으로 이기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대 2번째로 2차전을 맞이하는 4위팀이 됐다.  

단기전은 투수 싸움이라고 하는데, 투수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워커 로켓은 지난 20일 팔꿈치 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고, 아리엘 미란다는 왼쪽 어깨 피로감을 호소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란다는 아직 포스트시즌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준플레이오프 때 돌아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3선발 최원준은 지난달 30일 4위 싸움이 걸린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하는 바람에 휴식일이 부족했고, 마무리 투수 김강률도 시즌 막바지 근육통을 호소해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미란다를 기다려도 돌아올 여지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원투펀치를 모두 잃은 두산을 향한 전망이 밝진 않았다. 4위팀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 사례를 남길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가을야구를 시작하면서 "미란다는 아직 몸 상태와 관련해 업데이트된 것이 없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왔다. 지금 상황에서 한 경기, 한 경기 계속 해야 한다. 결과는 끝나고 보는 것이다. 단기전은 아무래도 투수전이다. 투수 비중이 높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선발투수 곽빈은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에서 자기 몫을 다했다. 4⅔이닝 74구 2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선방했다. 홍건희가 7회초 1사 3루 위기에서 이지영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울 때 3루주자 박정음이 득점해 0-2가 됐으나 마운드가 잘 버티고 있었다.

키움 선발 안우진에 막혀 있던 타선은 7회말에야 터졌다. 김재환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김 감독은 허경민을 대두자 조수행으로 교체하고, 다음 타석에 박세혁 대신 김인태를 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수행은 2루 도루로 1사 2, 3루로 상황을 바꿨고, 김인태가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2-2 균형을 맞췄다.  

8회초에는 이영하가 ⅓이닝 2실점으로 고전해 2-4로 거리가 벌어졌다. 8회말 김재환의 우월 동점 투런포가 터지면서 다시 4-4로 맞섰지만, 9회초 김강률이 이정후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통한의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바뀐 투수 권휘마저 박병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줘 4-7로 졌다.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까지 두산이 믿었던 필승조 3명이 줄줄이 실점하면서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경기를 놓쳤다. 베테랑 좌완 이현승만 1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두산은 하루 뒤 열리는 2차전에서 이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2차전 선발투수는 김민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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