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 상대 포스트시즌 5연승 행진을 멈췄다.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2939일 만에 LG 트윈스에 발목을 잡혔다. 

두산은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9로 졌다. 두산으로선 1차전 5-1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2연승을 달려야 플레이오프까지 승산이 있었지만, 2차전 패배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두산은 2013년 10월 19일 치른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 5-4 승리 후 진 적이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 상대 포스트시즌 5연승을 질주했는데, 무려 2939일 만에 통곡의 벽이 무너졌다.

올해 두산은 최고의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가을을 맞이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어깨 피로)와 워커 로켓(팔꿈치 수술)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원준-곽빈-김민규로 젊은 선발진을 꾸려야 했다. 이 3명마저도 정규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느라 충분한 휴식을 확보하지 못했다. 70~80구 선에서 던지면서 3~4일 휴식 턴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곽빈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 등판 후 3일밖에 쉬지 못하고 이날 선발 등판해야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단기전은 1, 2회에 분위기를 내주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중간 투수들이 승부가 되는 투수들이 이닝에 한계가 있다. 빈이가 30개를 던지는 40개를 던지든 초반을 타이트하게 가줘야 된다"며 곽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족한 휴식일에도 곽빈은 최고 구속 151km에 이르는 직구로 LG 타선을 잡아 나갔다. 하지만 긴 이닝을 버티긴 역부족이었다.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김민성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4회초에는 김민성과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0-3으로 벌어졌다. 곽빈은 4이닝 66구 6피안타 6탈삼진 3실점에 그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마저 상대 에이스 케이시 켈리에게 묶인 상황에서 두산은 추격조를 가동했다. 최승용(⅔이닝)-권휘(1이닝)가 무실점으로 버텼고, 6회초 2사 2루 위기에 등판한 이교훈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책임지면서 타선이 반격할 시간을 벌었다. 

두산은 6회말 박건우가 3루수 김민성의 땅볼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가면서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김재환이 우중간 적시타를 날리며 3-1까지 쫓아갔다. 불펜에는 이영하가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 점만 더 쫓아가도 승리조를 붙일 여건이 됐다. 

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7회초 추격조가 무려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교훈(⅔이닝 2실점)-이승진(⅓이닝 3실점)-윤명준(1⅓이닝 1실점)-박종기(1이닝)가 이어 던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두산이 가을 야구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반기 7위에 머물다 후반기 1위를 질주하며 극적으로 정규시즌 4위를 차지했다. 이미 기적은 일어났고, 가을 야구는 보너스라고 봐야 한다는 것. 

두산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쓴 강팀이었다. 6년 모두 3위 이내로 시즌을 마감했고, 2016년과 2018년, 2019년에는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두산의 가을이 여기서 끝난다면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낮은 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을 마감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진기록도 무산되고, 김 감독 부임 후 처음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다. 

두산은 7일 열리는 3차전에 나설 선발투수로 김민규를 예고했다. 김민규는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으로 선방하며 16-8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르는 김민규는 팀의 시즌 운명이 달린 경기에서 다시 한번 자기 기량을 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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