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롯데 자이언츠
▲ 김진욱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에게 2019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롯데는 정규시즌에서 144경기를 치렀지만 승수는 고작 48승이 전부였다. 롯데의 정규시즌 성적은 48승 93패 3무(승률 .340). 당연히 최하위였다.

누구나 우승을 목표로 하는 세계에서 최하위에 머문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가져올 수 있다. 바로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때만 해도 1차지명 제도가 있었다. 전년도 최하위 롯데에게는 전국단위 1차지명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롯데는 지상과제였던 안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선택했다. 손성빈은 여전히 롯데 안방의 미래를 이끌 자원으로 분류된다. 이미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으며 지난 해에는 86경기에 나와 타율 .197 6홈런 21타점을 기록하며 1군에서 적잖은 경험치를 쌓았다.

여기에 롯데는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 당시 고교 최대어로 각광 받았던 강릉고 좌완 에이스 김진욱을 지명했다. 김진욱은 아직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는 듣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해 5선발로 기회를 얻었고 19경기에서 84⅔이닝을 던져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남기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당초 상무 입대 예정이었으나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있어 입대를 과감하게 미루기로 결정했다. 물론 올해 개막전 등판에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벌써부터 찰리 반즈~터커 데이비슨~박세웅에 이은 4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어 롯데는 2라운드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야수 최대어' 덕수고 나승엽을 지명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나승엽은 역대 야수 최고 계약금 타이인 5억원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1년차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한 나승엽은 지난 시즌 롯데로 복귀, 121경기에 나서 타율 .312 7홈런 66타점을 남기는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였다.

롯데는 이들 외에도 3라운드에서 경남고 투수 김창훈, 4라운드에서 라온고 투수 송재영, 5라운드에서 야탑고 투수 우강훈, 6라운드에서 강릉영동대 투수 정우준, 7라운드에서 개성고 투수 이병준, 8라운드에서 서울고 투수 최우인, 9라운드에서 제물포고 투수 김정주, 10라운드에서 부경고 투수 권동현을 각각 지명했다.

▲ 손성빈 ⓒ롯데 자이언츠
▲ 손성빈 ⓒ롯데 자이언츠
▲ 나승엽 ⓒ롯데 자이언츠
▲ 나승엽 ⓒ롯데 자이언츠

 

재밌는 사실은 이들 가운데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선수가 2명이나 있었다는 점이다. 롯데는 지난 해 3월 LG와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내야수 손호영을 영입하는 대가로 우완 사이드암 유망주 우강훈을 내줬다. 우강훈은 시속 150km대에 달하는 강속구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 "롯데가 밑지는 장사를 했다"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손호영이 102경기에 나와 타율 .317 18홈런 78타점 7도루로 맹활약하는 대반전이 일어나면서 트레이드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 해 11월에는 두산과 대형 트레이드에 나섰다. 롯데가 우완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오면서 김민석, 추재현 등 외야수 2명과 우완 강속구 투수 최우인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3대2 트레이드. 최우인은 아직까지 1군에서 등판한 기록이 없지만 최고 구속 154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유망주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물론 아직 시즌이 시작하지 않아 양팀의 트레이드 손익 계산서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롯데에게 필요한 트레이드인 것은 분명하다. 롯데는 불펜투수진 보강이 절실했고 유격수 자원을 확보하는 것 또한 필요했다. 때문에 유망주 출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꼴찌의 유산'이 생각보다 크다. 롯데는 2021 KBO 신인 1차지명과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들을 통해 미래를 기약하는 한편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하면서 알찬 전력보강을 이루기도 했다. 여기에 좌완투수 송재영은 지난 해 8월 1일 인천 SSG전에서 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획득, 롯데 좌완 불펜의 미래로 주목 받고 있으며 우완투수 이병준 또한 지난 해 울산에서 열린 교육리그에서 LG를 상대로 6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미래 선발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역대급 드래프트'로 남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 롯데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 롯데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 우강훈 ⓒ곽혜미 기자
▲ 우강훈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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