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MLB) 신임 커미셔너의 수비 시프트 관련 발언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MLB.COM은 28일(한국 시간) 최근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공격적인 야구를 위해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방안을 열린 마음으로 모색하겠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수비 시프트와도 연관된 세부 기록들을 열거하며 보도했다. 타자의 성향에 따라 수비 포메이션을 달리해 피안타율을 줄이고자 하는 전략인 수비 시프트. 2010시즌 30개 구단 전체가 2464번의 수비 시프트 변화를 채택한 데 반해 2014시즌 대략적인 통계에 의하면 1만3296회로 무려 440% 증가세를 보였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사령탑으로서 작전 야구를 선보였던 조 매든 현 시카고 컵스 감독 등의 등장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채로운 수비 시프트 구축이 전개된 것. 그와 함께 지난해 30개 구단 평균 타율은 지명타자 제도 도입 이래 2할5푼1리로 가장 낮았으며 팀 경기 당 평균 득점도 1981년 선수 파업으로 인한 단축 시즌 이후 가장 낮은 4.07점을 기록했다. 그로 인한 공격적인 야구로의 회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시프트 제한 및 철폐' 제안이 나왔다.

존 드완이 고안한 BIS에 따르면 지난해 30개 구단 전체가 수비 시프트로 막아낸 점수는 195점. 지난해 수비 시프트 전개 총 횟수가 1만3296회임을 감안하면 시프트 1회 당 실점 방어 확률은 0.0147로 퍼센트 환산 시 1.47%다. 2013년 기록이 1.65%임을 감안하면 소소한 정도다. 그러나 사실 이 기록은 결과를 수치로 통계를 낸 것. 수비 시프트 변형을 통해 상대 투수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이 타석에서 타자의 선택지를 줄이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시프트가 미치는 영향이 없다면 30개 구단이 지난해 수비 시프트 변경을 1만3296번이나 했을 이유가 없다.

또한 수비 시프트와 관련, 팬그래프 닷컴(FanGraphs.com)을 통해 지난 5년 간 인 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을 기반한 기록이 게재되었다. 이는 수비 시프트가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당겨치는 풀 히터들의 경우 2010년 3할4리에서 이듬해 2할9푼9리-2할9푼2리-2할9푼6리 그리고 지난해 2할9푼의 BABIP를 보여줬다. 2013년 소폭 상승을 제외하고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밀어치는 스프레이 히터의 경우 최근 5년 간 BABIP는 2010년 2할7푼3리-2할7푼-2할8푼5리-2할8푼4리-2할8푼3리였다.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타격 시 타율이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을 참고하면 수비 시프트가 당겨치는 타자들의 안타 확률을 조금씩 줄였으나 밀어치기에 능한 타자들의 타율까지 깎지는 못했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사실 BABIP가 팀마다 가진 수비력 격차까지 일일이 모두 반영해주지는 못한다. 수비수들의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BABIP가 모두 감안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이를 100% 근거해 수비 시프트가 타자들을 모두 바꾸고 있다고 단정짓는 것은 삼가야 한다. 대신 최근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격 스타일에 있어 대체로 공을 기다리기보다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모습이 많아졌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고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캔자스시티가 적은 삼진률로 컨택 히팅에 치중했음을 일단 기억해두자.

팬그래프 닷컴에 의하면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의 컨택 확률은 79.4%였다. 이는 팬그래프가 만들어진 2002년 78.8% 기록 이후 가장 낮은 수치. 대신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향하는 볼을 향한 스윙률은 31.3%로 팬그래프가 통계를 낸 2002~2014년 13시즌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한 리그 전체 타자들의 타석 당 삼진 비율은 4.91대1로 메이저리그가 기록을 집계한 이래 가장 안 좋은 수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전체적으로 안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반면 오랫동안 약체 신세를 면하지 못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캔자스시티 타선의 지난 시즌 총 삼진은 985개로 3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기사문은 “삼진의 세계에서 컨택 히팅이 최고”라는 말로 캔자스시티 타선이 보여준 뛰어난 컨택 능력이 앞으로 전체적인 타격에 있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복선을 넣었다.

앞으로 삼진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인 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상대 타자들의 타구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내외야 수비수들의 위치를 타자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5년 간 엄청난 증가세를 보인 수비 시프트 시도 수를 보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 시 작전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발언이 논란으로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다.


[사진]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 ⓒ Gettyimage

[영상] 배정호 기자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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