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버스마저 무거운 분위기다. 25일 잠실경기가 우천취소된 가운데 KIA 구단 버스가 선수단을 태우고 숙소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잠실, 이재국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25일 잠실구장. 이날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LG전이 예정돼 있었지만 낮부터 내린 비로 경기 진행이 어려워질 분위기였다. KIA 구단 버스가 잠실구장에 도착했지만 그라운드는 방수포로 덮여 있어 선수들이 훈련하기는 불가능했다. KIA 선수들이 짐을 풀고 대기하는 동안 KIA 김기태 감독은 덕아웃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만났다.

KIA는 전날까지 8연패 중이었다. 시즌 8승1무17패. 연패 전까지만 해도 5할 승률 일보직전까지 가며 희망을 노래했지만, 이제 승패 마진이 -9까지 벌어졌다. 팀 순위는 어느덧 최하위로 떨어졌다.

당연히 연패 기간 기록도 좋지 않고 과정도 좋지 않았다. 특히 마운드 붕괴가 아쉽다. 8연패 기간에 팀 평균자책점이 9.26에 이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이스 양현종은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신본기의 강습 타구에 왼팔을 맞았고, 마무리투수 김윤동은 다음날인 18일 사직 롯데전 도중 대흉근 손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면서 KIA는 연패 기간에 선발 평균자책점(10.15)이나 구원투수 평균자책점(8.10)이나 참혹한 수치를 보였다.

기대했던 외국인투수들도 제몫을 못하고 있고,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는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해즐베이커는 허리 통증까지 발생해 재활군에 있다가 전날에야 퓨처스리그(2군) 게임에 나서기 시작했다.

▲ 김기태 감독 ⓒ한희재 기자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김기태 감독의 얼굴도 좋을 수 없다. 취재진 앞에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마음이 무거운 상황에서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취재진 역시 질문을 꺼내기조차 부담스러운 것은 매한가지. 좋지 않은 상황들을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덕아웃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는 사이 우천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오후 내내 내린 비로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밤에도 비 예보가 이어져 한대화 KBO 경기운영위원이 취소결정을 내렸다.

이날 LG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던 에이스 양현종은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로 들어가게 됐다. 양현종은 올 시즌 개막 이후 5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승도 없이 4패만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6.92는 양현종 이름을 생각하면 분명 낯선 숫자다. 2차례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감독으로선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꾸준히 나와주는 투수가 좋다”면서 “에이스로서 팀을 생각하는 게 고맙다”며 양현종의 숨은 가치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밝은 표정으로 만나야하는데 기자분들과 팬분들께 죄송하다”며 “연패 끊고 밝은 표정으로 만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구단 버스에 탑승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고 고척으로 향하는 구단버스마저 힘겨워 보였다. 과연 이날 내린 비는 무거운 분위기의 KIA에 고마운 비가 될 수 있을까. 양현종이 KIA의 기나긴 연패를 끊고 자신의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26일 경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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