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나요. 내년에 장기 계약을 한번 해야겠어요."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더그아웃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우완 김진성(37)을 보고는 툭 내뱉은 한마디다. 진짜 장기 계약을 하든, 그렇지 않든 지난겨울 생애 3번째 방출 설움을 겪었던 베테랑에게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말이었다.
김진성의 야구 인생에는 늘 '방출'이 따라다녔다.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2004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2차 6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됐지만, 1군 등판 기회 없이 2006년에 방출됐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 테스트를 받고 육성선수로 입단했을 때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한 채 2번째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진성은 2011년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진행한 트라이아웃에 통과하면서 3번째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470경기에 등판해 32승, 67홀드, 34세이브, 494⅔이닝,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하며 NC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NC 창단 때부터 뒷문을 든든히 지켜 '개국공신'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뒤 NC의 베테랑 정리 칼바람에 휩쓸려 쫓겨나듯 정든 창원을 떠났다.
20대 때 경험한 방출과 은퇴로 직결될 수 있는 나이에 경험한 방출은 무게감이 달랐다. 김진성은 그저 간절한 마음으로 NC를 제외한 9개 구단에 전화를 돌렸다. 누구보다 절박했던 김진성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구단이 LG였다. LG 유니폼을 입은 김진성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2승, 5홀드, 30⅔이닝,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불펜에서 중요한 몫을 해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키움전부터는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김진성은 LG에서 뛰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포수 (유)강남이부터 (오)지환이, (김)현수, (채)은성이 등 야수들이 정말 많이 도와준다. NC에서 못 잡던 습관을 LG 타자들이 다 알려줬다. 지환이랑 은성이가 '형 포크볼은 알고 있어도 치기 힘들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을 들은 뒤로는 타자가 포크볼을 무조건 노릴 타이밍이고, 나도 포크볼밖에 던질 게 없어도 자신 있게 던진다. 그랬더니 결과가 계속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투수 후배들에게는 김진성이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김진성은 "후배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임)준형이나 이런 어린 선수들이 힘들어하면 '괜찮다. 형은 네 나이에 그렇게 공 던지지도 못했다. 나는 네 나이일 때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나는 나이 서른 다 돼서 1군에 데뷔했다. 1군에서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야구 잘하고 있는 것이다. 더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준다. (정)우영이 (고)우석이 (이)정용이 (진)해수 등 정말 다들 열심히 한다. 왜 투수가 센지 알 것 같다"고 했다.
LG 동료들도 모자라 이제는 팬들까지 김진성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진성의 팬들은 2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김진성의 500경기 출전을 기념해 커피차와 햄버거트럭을 보냈다.
김진성은 "커피차와 햄버거트럭을 처음 받아봤다. 이전 팀에서도 팬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셨지만, 특히 지금 LG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다시 한번 느낀다. 어느 자리에 서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LG에 어떻게든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성은 "팀에 도움만 되고 싶었는데, 5월에 성적이 조금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때 '더 던지고 싶어서 간절하게 전화도 돌리고 그랬는데, 던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행복하게 야구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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