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야구선수이기 전에 야구 마니아인 사람답다.

지난달 31일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LG 김현수(34)는 "경기에 많이 나가다 보니 쌓인 기록"이라면서도 그 숫자를 만들기 위해 해왔던 노력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쓰는 방망이가 궁금해 직접 검색해본 사연, 비시즌 훈련을 위해 레슨장을 찾아간 일화에서 '타격 기계'가 자신을 어떻게 조이고 기름치는지 알 수 있었다. 

▲ LG 선수단은 1일 훈련에 앞서 김현수의 2000안타를 축하하는 작은 기념식을 열었다. ⓒ LG 트윈스
▲ LG 선수단은 1일 훈련에 앞서 김현수의 2000안타를 축하하는 작은 기념식을 열었다. ⓒ LG 트윈스

▷방망이 문익점

김현수는 자신이 가진 장비를 아낌없이 나누는 선수다. 공교롭게도 김현수의 도움을 받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김현수의 '방망이 선구안' 또한 화제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지환과 홍창기다. 오지환은 50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홍창기는 0.320 이상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4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방망이 문익점 김현수는 "(오)지환이가 예전에도 내 방망이로 홈런을 친 적이 있었다. 올해 보니까 지환이는 앞에서 걸어치는 스타일이라 내 방망이가 밸런스가 잘 맞을 것 같더라. 그래서 두 자루 줬다. 잘못 줬다. 안 그랬으면 지금 내가 홈런 1위였을 거다"라며 농담을 했다. 

홍창기에게 준 오타니와 같은 스펙의 방망이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찾아봤다. 구글로 찾아봤고, 에이전시에 얘기해서 이메일 보내고 받아왔다. 나한테도 괜찮았는데 나는 다른 배트가 낫겠다 싶었다. 약간 중심 부분이 긴 방망이인데, (홍)창기는 중심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잘 맞을 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보답을 바라고 했으면 나한테 해줘야 할 선수가 엄청 많다. 말은 안 했지만 상당히 많다. 바라고 한 일이 아니고 그냥 선수들이 잘 돼서 좋다"고 했다. 어렵게 찾은 방망이를 기꺼이 선물한 점에 대해서도 "마음에 들어하는 선수가 있으면 주려고 가져온 거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 LG 김현수 ⓒ 곽혜미 기자
▲ LG 김현수 ⓒ 곽혜미 기자

▷ 34살 수강생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0.285로 7시즌 만에 2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타율과 OPS(0.811) 모두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그는 "작년에 다리 쪽(햄스트링) 부상이 있었고, 참고 나가면서 결과가 좋지 않은 면이 있었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이 그렇기는 하지만 겨울에도 훈련을 많이 했다"며 "올해는 장타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좋게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학원'도 다녔다. LG에서 동료로 지냈던 전민수(전 NC)가 추천해준, 전 kt 선수 김동욱이 운영하는 레슨장에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앞서 삼성 구자욱도 여기서 훈련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지난해 22개)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전)민수가 예전부터 계속 얘기를 했다. 한 번 가보라는 얘기를 전부터 들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한 번 가봤다. 거기서 많은 점을 느꼈다. 크게 변화를 준 점은 없다. 원래 오른쪽 어깨가 열리면서 치는 스타일이라 그걸 고치려고 했는데, 오히려 역발상으로 헤드를 빨리 내려고 하면서 좋은 타구, 큰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달라진 점은 준비 과정이다. 김현수는 "예전에는 투수와 나의 리듬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금은 투수가 던질 준비를 하기 전에 이미 나는 타격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쉽게 생각하면 골프치듯 기다린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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