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와 3, 4위전에 나선 한국 선수들 ⓒ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단순한 목표 달성 이상의 의미가 있는 성적이다. '젊은' 한국 남자 농구 대표 팀이 2017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에서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돌아온다. 세대 교체에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뉴질랜드와 3, 4위전에서 80-71로 이겨 2011년, 2013년 대회 이후 다시 3위에 올랐다. 대회 전 목표로 삼은 4강 진입에 성공했고, 난적 이란과 준결승전에서는 4쿼터 중반까지 리드하는 등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했다.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허재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의 목표로 신구 조화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표 팀을 다 젊은 선수들로 채우는 건 어렵다. 기존 선수들과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후배들이 선배를 보고 배울 점이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세대교체를 하는 건 힘들다고 본다. ⅔ 정도는 젊은 선수로 구성해서 자꾸 경험을 쌓다 보면 내년 아니라 내후년에라도 기량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그 성과가 나타났다. 단순히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채운 게 아니라, 전술에 맞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찾았다는 점이 소득이다. 

키 200cm의 최준용을 가드로 선발해 수비 전술의 핵심으로 투입하고, 대학생 양홍석을 과감하게 선발한 것부터 허재 감독의 세대 교체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격에서 '조커'를 맡은 전준범은 토너먼트부터 상대 팀의 견제 대상이 됐다. 이종현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했지만 대회를 치르며 점점 적극적인 포스트 플레이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리더는 1987년생 트리오가 맡았다. 오세근이 가장 큰 몫을 했다. 김선형-박찬희-이정현과의 2대2 플레이나 포스트업, 정확한 '롱2'까지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파울트러블에 걸려도 퇴장은 당하지 않는 노련한 수비 역시 좋은 본보기가 됐다. 박찬희는 팀 내 어시스트 1위에 올랐다. 한살 어린 김선형은 대표 팀에서도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허웅은 단지 '감독의 아들'이 아니라 대표 팀에 꼭 필요한 슈터로 존재감을 굳혔다. 이승현은 이미 공격과 수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란의 베테랑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전담 마크하면서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정확한 득점까지 장점을 충분히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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