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임실, 정형근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한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에 오르기까진 소년체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소년체전이 현재 방식이 아닌 학생체육축전으로 전환된다면 한국 양궁은 경기력 향상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996년 애틀란타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다섯 차례 맡은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48회 전국소년체전' 양궁 종목이 열린 전북국제양궁장에는 하루종일 비가 쏟아졌다.
궂은 날씨에도 양궁 국가대표를 꿈꾸는 '소년 궁사'들은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지도자들은 망원경으로 과녁을 확인하며 정보를 전달했다. 초·중등부 선수들은 질척한 땅을 밟고 과녁에 다가가 점수를 확인했다. 희비가 엇갈렸지만 선수들은 서로를 다독였다.
현장을 방문한 대한양궁협회 장영술 전무이사는 흐뭇하게 선수들을 바라봤다. 하지만 '소년체전' 이야기가 나오자 우려가 먼저 나왔다.
"최근 언론에서 소년체전 폐지나 소년체전을 학생체육축전으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있다. 선수들은 경쟁하면서 좋은 성과를 낸다. 경쟁이 없어지고 시합하는 정도로 대회가 열린다면 성인 선수가 된 시점에는 국가 경쟁력이 정말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그는 '경쟁의 힘'을 믿었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에 오른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항간에 소년체전에서 너무 과열 경쟁을 해 부작용이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적절한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양궁은 상당한 경쟁을 하면서 순기능적으로 좋은 효과를 많이 봤다. 소년체전을 지금 형식에서 보완하는 게 맞지 순수하게 축전형식으로 가는 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9연패'에 도전한다. 장 이사는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 모두가 소년체전을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소년체전에서 스타가 된 선수들이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을 지킨 가장 큰 원동력은 어린 선수들이 양궁 선배들을 보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지 하는 꿈을 가진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현재 소년체전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임실, 정형근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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