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야수들도 타구 분포도를 적은 카드를 주머니에 꽂고 뛴다. 수비 위치 조정을 위해서다. 캔자스시티 미치 메이어 외야수비코치는 이 '인덱스 카드'가 선수들이 최적의 위치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미국 캔자스시티스타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분석팀에서 이 자료를 만들었다. 이 카드에는 팀 투수와 상대 타자 유형, 볼카운트에 따른 수비 위치 조정 방법이 적혀있다.
카드는 모든 선수들이 갖고 있지만 어떤 선수들은 예습만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뒷주머니 혹은 모자 안에 넣고 경기 중간에도 확인한다고 한다.
KBO 리그에서는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LG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은 "우리 팀은 수비 관련 분석 자료를 선수들에게 따로 배분하지는 않는다. 시프트 관련 자료는 수비코치가 확인한 뒤 경기 중에 사인을 낸다"고 말했다. 야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려면 이쪽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포수를 보유한 NC 이동욱 감독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머리가 좋은 모양이다. 아직 암밴드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더라"라며 "써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롯데 양상문 감독 역시 "필요하다면 쓸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 이동욱 감독도 양상문 감독도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꼭 '카드'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30개 구단이 경쟁하는 메이저리그와 10개 구단 뿐인 KBO 리그는 숙지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동욱 감독은 "9개 팀 자료 정도라면 우리 선수들이 다 외울 수 있지 않겠나"라고 얘기했다.
단 SK 염경엽 감독은 반대파다. "미리 경기 전에 머리에 넣고 해야 한다. 시즌 초에 10개 구단 정보가 정리돼 있으면 쉽다. 업데이트만 하면 된다. SK는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투수 수첩, 야수 수첩이 따로 있다"며 선수들의 예습을 강조했다(SK가 삼성의 카드 활용을 문제 삼았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만 이런 '카드'를 활용했다. KBO 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조차 주머니에 상대 팀 타자들의 타구 분포도가 그려진 카드를 넣고 다녔다.
KIA 김민우 수비코치는 "좋은 생각 같다. 단 타구 분포 말고 다른 정보도 중요하다고 본다. 볼카운트, 구종, 투수의 컨디션 같은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것은 보면서 할 수 있겠지만 응용에는 선수들의 경기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삼성 선수도 당분간 이 '카드'를 경기 중에 볼 수 없다. 휴대하면 안 된다. 다음 달 중순 예정인 KBO 실행위원회에서 이 카드의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28일 "수비코치도 자료를 보고 시프트를 한다. 다만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것 보다 선수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활용한 것이다. 문제를 삼았다고 하니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KBO가 이 카드의 활용을 금지했다는 말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박근찬 운영팀장은 28일 "메이저리그에서도 쓰고 있는 방식인데 KBO에서 막겠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리그 규정에 저촉될 수 있는 점이 있어 다음 달 초 실행위원회에서 10개 구단 단장이 모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KBO가 말하는 리그 규정은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다. 이 규정 2.는 경기 시작 후 정보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이 장비로 획득한 정보를 경기 중 감독 코치 선수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삼성은 위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KBO 역시 '카드'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중단을 요청하지 않았다.
삼성을 상대한 팀 쪽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KBO 쪽에서도 선의만 볼 수는 없다. 경기 중 얻은 자료를 카드로 만들어 활용하는 악용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논의를 해보겠다는 얘기다.
박근찬 팀장은 "포수 암밴드의 경우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수비 카드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두 가지 모두 논의가 될 것으로 본다. 메이저리그도 그렇고 KBO 리그도 데이터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막으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논의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 취재를 시작한 26일에는 KBO가 카드의 활용을 막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팀들이 많았다. 정책적으로 제한했다면 10개 구단이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KBO가 주도적으로 삼성의 시도를 제지한 것도 아니다. 삼성의 상대 팀 중 하나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 시작이다. 근거 없는 소문과 달리 문제제기를 한 팀은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편이다. 시프트 카드 자체보다 부정 사용 가능성에 우려를 드러냈다고 보는 게 맞다.
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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