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정수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박정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잘생겼잖아."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해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투수 이용찬(33)의 보상선수로 사이드암 박정수(26)를 지목한 뒤 한 말이다. 물론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에서 뛰면서 선발과 불펜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산 결과였지만, 박정수의 곱상한 외모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박정수는 올해 두산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복덩이 보상선수가 될 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1-4로 뒤진 3회말 1사 후 등판해 2⅔이닝 30구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0.79에서 0.64까지 낮췄다. 두산은 1-5로 졌지만, 박정수는 이날 최고의 발견이었다. 

선발투수로 나섰던 곽빈(23)과 대비되는 투구 내용이었다. 곽빈은 29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기 직전까지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루틴이 깨진 여파인지 평소보다 더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2⅓이닝 동안 무려 68구를 던졌는데, 볼이 35개로 스트라이크보다 더 많았다. 볼넷은 2개였으나 볼카운트 싸움에서 계속 불리하게 가면서 롯데 타자들과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다. 곽빈은 2⅓이닝 4실점에 그치며 개인 역대 선발 등판 최소 이닝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2⅔이닝이었다. 

박정수는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순식간에 이닝을 지워나갔다. 롯데 타선이 한껏 달아오른 3회말 1사 상황에서 DJ 피터스를 투수 앞 땅볼, 정보근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4회와 5회 연달아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단 한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하게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로 150㎞를 기록한 곽빈보다 훨씬 느렸지만, 훨씬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빠르게 끌어냈다. 무엇보다 슬라이더가 8구 모두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지난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박정수는 "이용찬 선배님만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12경기에서 3승3패, 30⅓이닝, 평균자책점 7.42에 그치며 지난가을 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영광의 순간도 한 발 뒤에서 지켜봐야 했다. 

두산에서 2년차를 맞이한 박정수는 지난해 아쉬움을 털고 지금 페이스를 이어 가며 또 하나의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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