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성민규 롯데 단장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뒤 여러 분야에서 색다른 변화를 추구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아직 성 단장의 야구가 롯데에 완벽히 적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야구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중심에는 허문회 전 감독과 불화가 있었다. 당사자들도 부인하지 않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성 단장의 추구 방향의 일부는 허 감독의 마음을 사지 못했고, 이는 현장과 프런트의 알력 다툼으로 이어졌다. 몇몇 선수들의 기용 방안을 놓고는 극심한 대립각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허 감독을 선임한 인사가 성 단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11일 허 감독의 전격 경질은 성 단장의 커리어에도 생채기를 남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관심을 모으는 게 래리 서튼 신임 감독과의 호흡이다. 서튼 감독 역시 결과적으로는 성 단장이 데려온 인사고, 공석이 된 1군 감독에 앉히며 신뢰를 드러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은 “전임 감독보다는 호흡이 훨씬 더 잘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튼 감독은 리빌딩이 아닌, 새로운 출발을 강조했고 육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육성이라는 큰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등용이 적었고, 기존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강했던 허 감독의 선수단 운영 방식과 다를 것임은 분명하다.
실제 서튼 감독과 성 단장의 호흡은 11일과 12일 엔트리 등록 및 라인업 운영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성 단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된 1군 엔트리에 변화가 있었고, 2군에서 젊은 선수들을 가까이 지켜본 서튼 감독 또한 곧바로 주전 라인업에 올리며 화답했다. 비록 이틀 모두 지기는 했지만 이런 과정 자체는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롯데는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적지 않고, 어쨌든 몇몇 요소에 구멍도 있는 팀이다. 그리고 유연한 엔트리 운영으로 그 구멍을 메워가는 과정에 젊은 선수들이 예전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젊은 선수들이 뚜렷한 가능성을 과시한다면, 팀 성적도 좋아지면서 미래도 잡을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갈 수 있다. 점진적으로 시작될 롯데의 개조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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