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가 있다” 고교 은사가 말하는 정우영은 투수판 강백호
작성일: 2019.04.02 09: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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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았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지명 당시부터 “잠재력도 좋지만 당장 1군에서 활용할 만한 까다로운 공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 평가는 금세 현실이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류중일 감독의 낙점을 받은 정우영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모자라 시즌 초반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첫 4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실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피안타율은 2할8리,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71에 불과하다. 구속이 아주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변화가 심한 공으로 쟁쟁한 타자들과 대등하게 싸운다. 이제는 LG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제 막 데뷔한 선수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과 애정도 크다.
염경엽 SK 감독은 “좌타자를 잡을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다. 나중에는 선발도 가능할 것이다”고 칭찬했다. 정우영을 상대한 한 베테랑 타자 또한 “한 타석 상대해 아직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공의 변화가 있고, 투구 동작도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선발처럼 많이 볼 기회가 있지 않아 당분간은 타자들이 껄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정우영의 활약을 예견(?)한 이가 있다. 바로 고교 시절 정우영을 지도했던 유정민 서울고 감독이다. 서울고는 지난해 신인왕인 강백호(kt)에 이어 올해도 정우영 송승환(두산·전체 19순위) 이교훈(두산·29순위) 최현일(LA 다저스) 등 좋은 선수들을 배출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꿰고 있는 유 감독은 지난 2월 전지훈련 당시 “정우영을 주목해서 보라”고 권유했다.
공도 좋지만, 유 감독의 가장 중요한 판단요소는 선수가 가지고 있는 ‘끼’였다. 유 감독은 “내 제자 중에도 공은 정말 좋은데 정작 심장이 약해 프로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더러 있었다”면서 “정우영은 그렇지 않다. 공도 좋지만 마운드에서의 끼가 있다. 이런 성격은 지난해 강백호와 거의 같다.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런 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공이 있어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정우영은 주눅 들지도 않고, 오히려 승부처를 즐기는 배짱과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었다. 강백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재능은 물론 자신감을 잃지 않는 자세와 타석에서의 대범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우영도 앞으로 계속 호투할 수는 없다. 분명 위기도 오고, 한 차례 크게 실패할 날도 온다. 사실 스타나 그렇지 않은 선수나 이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차이는 그다음 등판에서 드러난다. 정우영은 툭툭 털고 일어날 성격을 가졌다는 게 유 감독의 자신감이다. 프로에서도 그런 끼를 보여준다면 롱런 가능성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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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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