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출처| KBS
▲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출처| KBS

[스포티비뉴스=장다희 기자] 방송사들이 공인중개사를 사칭한 박종복의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출연자 검증없이 너도나도 방송에 출연시켜 방송사 책임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청이 각종 방송에서 공인중개사로 소개한 박종복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민원이 들어온 뒤 강남구로 이첩된 상태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인중개사 10기', '요즘 가장 핫한 부동산계 BTS'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박종복은 협회 조사 결과 공인중개사가 아닌 서울 강남구 소재 부동산연구원그룹 부동산중개법인의 중개보조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협회 회원이 국토교통부에 민원을 제기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박종복은 그간 KBS '자본주의학교', '옥탑방의 문제아들' MBC '라디오스타' SBS '집사부일체'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당당하게 공인중개사 행세를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방송된 '옥탑방의 문제아들' 179회에 출연해 "집, 땅, 빌딩을 뺀 자산은 500억이며, 보유 건물은 7채"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또 박종복은 고객 자산을 6조원 가량 불려줬다며 소지섭, 이종석, 서장훈, 한효주 등 배우들의 실명을 언급해가며 빌딩 구매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박종복은 방송에서 전문가를 자처하며 업적 부풀리기만 한 게 아니다. 명백한 사칭 행위도 포착됐다. 그는 '자본주의학교'에 출연했을 당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는 서경석이 "공인중개사 몇기냐"고 묻자 "공인중개사 10기"라고 대답, 선배 행세를 했다. 협회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다고 밝힌 만큼, 방송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한 셈이다.

▲ KBS2 예능 '자본주의학교' 방송 화면. 출처| KBS
▲ KBS2 예능 '자본주의학교' 방송 화면. 출처| KBS

사칭 이슈가 불거지자 방송사들은 즉각 박종복의 출연 콘텐츠를 삭제하며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현재 SBS '집사부일체'를 제외한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박종복 관련 클립을 삭제한 상태다.

박종복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한 매체에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며 "변호사를 통해 14일 입장문을 낼 예정이며, 입장문을 통해 논란과 관련된 내용에 반박할 것"이라고 했으나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도리어 박종복은 해명과 사과는 커녕 개인 SNS와 유튜브 계정을 모두 삭제하고 자취를 감췄다. 

방송사 또한 사칭에 속은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러나 그를 업계 최고 전문가로 대우해 방송에 이용하고 한편으론 엄청난 홍보효과를 안겨주면서 출연자 검증 절차는 빠뜨린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방송사들은 논란 이후 빠른 '손절'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 시청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과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