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당분간 개별 활동에 집중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이 소속된 하이브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조 원이 증발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TV를 통해 단체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최근 9년 활동의 궤적을 집대성한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를 발표한 이들은 개별 활동으로 방탄소년단의 2번째 장을 연다고 직접 알렸다.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하이브의 주가가 방탄소년단 완전체가 가지는 현재 가치를 그대로 보여줬다. 

하이브는 15일 전일 대비 4만8000원(-24.87%) 급락한 14만 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한때 13만 9000원까지 떨어지며 하한가인 30%에 가까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관은 단 하루 만에 무려 3138억 원을 팔며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의 경우 기관과 함께 매도세를 이어갔으나, 소속 레이블인 빅히트 뮤직이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한다"라고 부연설명을 하자 매수세로 돌아가 각각 2581억 원, 297억 원 순매수로 장을 마감했다. 

하이브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전날 7조 9812억 원이었던 시가총액도 5조 9962억 원으로, 하루 만에 약 2조원이 증발했다. 2020년 공모가 13만 원대로 상장한 후 40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 중단 선언으로 공모가 가까이로 내려앉은 것이다. 

엔터테인먼트계 최대 공룡이 된 후에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것은 하이브의 리스크로 꼽혀왔다.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2조가 날아간 것 역시 이에 대한 방증이라 볼 수 있다. 

하이브의 지난해 영업이익 1903억 원(연결 기준)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레이블 빅히트 뮤직의 비중은 1160억 원, 무려 67%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는 2023년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이 입대한다는 예상 하에 방탄소년단 관련 매출 감소분이 약 7500억 원, 음반·투어 매출 약 5000억 원, MD 등 간접 매출 약 2500억 원 내외일 것으로 가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이브 목표 주가 역시 기존 43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7만 원 하향 조정했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방탄소년단이 앨범 등 단체 활동을 중단하면서 해외 투어를 하지 않고, 차례로 군에 입대한다는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고, 연내 맏형 진을 시작으로 군대에 가게 된다면 멤버들이 만 30세가 되는 해에 입대한다고 가정할 때 최장 7년의 군백기를 가지게 된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자체 단체 예능 '달려라 방탄'을 재개하는 등 개별 활동과 팀 활동을 필요에 따라서 병행한다고 했다. 또한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 출연하는 제이홉을 시작으로 솔로 활동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 단독 투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외신은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 중단을 '폭탄 선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연예계는 물론, 증권가까지 방탄소년단의 말 한 마디에 쑥대밭이 됐다. '글로벌 톱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하이브에게는 굉장히 무거운 숙제가 된 셈이다.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15일 오후 사내 메일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팀 해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팀 해체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없다"라고 밝혔다. 외부에서 방탄소년단의 행보를 두고 여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박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 중단이 일부에서 해체 혹은 해체 수순으로 해석되는 분위기에 "아티스트의 메시지(단체 활동 잠정 중단)는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 성숙을 위해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을 병행함으로써 활동의 폭을 보다 다각적으로 넓혀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외부에서 해당 콘텐츠 내용이 확대 해석되고 있고, 이로 인해 오해 여지가 있는 내용들이 확산 중"이라며 "방탄소년단은 팀 해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팀 해체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없다"라고 해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또 "방탄소년단의 팀 활동을 잠시 쉬어간다는 아티스트의 메시지는 완전한 활동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활동과 개인 활동을 조화롭게 진행할 예정이기에 활동의 범위는 오히려 더 다채롭게 확장돼 나갈 것이다. 아티스트로서 한 번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팀 활동에만 집중하는 시기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 더 나은 '우리'로 성장해 돌아오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또한 박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개별 활동 계획은 이미 수립되었거나 수립 중에 있고, 곧 발표될 예정이며 개인 활동과 팀 활동은 상호 시너지 하에 진행될 것"이라며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 이같은 활동 다각화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21세기 팝 아이콘으로서 보다 공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개별 활동은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톱 보이그룹'으로 롱런하기 위한 활동 다각화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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