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최충연과 현재 최충연은 확실히 달라졌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2010년대 초반 '왕조'를 건설한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투수 로테이션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상전벽해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삼성 선발투수 로테이션에는 쟁쟁한 국내 투수들이 있었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차우찬이 버티고 있었다. 정인욱이라는 '아기 사자'가 2011년과 2012년에 가능성을 보였다.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도 로테이션은 부드럽게 돌아갔다.

그러나 지난 시즌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렸다. 구멍 한두 개가 아니다. 국내 선발투수들은 선발 로테이션이 아닌 부상 로테이션을 돌았다. 한 선수가 부상한 뒤 돌아오면 다른 투수가 빈자리를 만들었다.

외국인 선발투수는 4명이 6승에 그쳤다. '짝수 해'로 기대를 모은 장원삼은 끝 모를 부진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시즌 막바지 복귀해서는 불펜으로 나섰지만 제 구위를 찾지 못했다. 김기태, 정인욱, 최충연, 백정현 등이 등판하며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부족했다. 

14일부터 2017년 KBO 리그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삼성은 김한수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시즌을 맞이한다. 스포티비뉴스는 김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물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합격점을 받은 앤서니 레나도, 재크 페트릭은 선발진 합류가 당연한 가운데 김 감독은 "윤성환, 우규민은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왕조' 삼성 때를 돌아보면 시즌 전 선발 로테이션 자리로 고민하는 일은 드물었다. 확실한 카드들이 있었고 외국인 선발투수 적응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구멍이 생겼다. 5선발이다. 
▲ 지난 시즌 '짝수 해' 장원삼은 없었다. ⓒ 곽혜미 기자

김 감독이 4명을 확정한 가운데 장원삼은 아직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장원삼이 부상과 함께 안 좋았다. 오키나와 캠프 때 괜찮았다. (장)원삼이가 커리어가 있는 선수지만 시범경기 때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확정하지 않았다. 장원삼과 경쟁하는 선수를 묻자 김 감독은 "신인 선수 가운데 최지광이 있다. 정인욱과 최충연도 후보 가운데 하나다"고 언급했다. 

정인욱은 2010년부터 삼성이 차세대 오른손 선발투수로 주목했던 선수다. 입대 전 잠재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제대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를 펼쳤다. 구위는 입대 전이 더 좋다는 평가가 있다. 정인욱은 매년 '5선발 후보'로 꼽힌다. 상전벽해로 보기는 힘들다.

감히 신인 투수가 넘보기 힘들었던 삼성 선발 로테이션에 상전벽해를 만든 투수는 신인 최지광과 신인급 최충연이다. 매년 정인욱 백정현만을 보던 삼성에 젊은 선발투수 유망주가 생겼다. 

최충연은 지난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경북고등학교 '기둥 투수'로 활약했으나 입단 직후 옆구리가 찢어지는 부상에 시즌 중반에서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학생 때 기록한 최고 구속 147km 빠른 볼은 없었다. 140km 초반대 빠른 볼과 아직 제구가 확실하지 않은 커브뿐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구속 145km를 던졌다. 구속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오를 수 있다. 지난 시즌이 진짜 최충연이 아니라고 외칠 준비를 마쳤다.
▲ 부산고등학교에서 지난해 삼성 지명을 받은 최지광은 배짱 투구로 스프링캠프에서 활약했다. 최지광은 프로 데뷔 첫해 1군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다. ⓒ 한희재 기자

김 감독 머릿속에 신인 최지광도 있다. 부산고등학교 출신인 최지광은 지난해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고졸 루키'는 스프링캠프 닛폰햄 파이터스와 경기에서 2이닝 2실점,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140km 초반대 빠른 볼이지만 자신 있게 몸쪽으로 던지는 배짱과 제구, 구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경험 있는 선발투수들과 신인급 투수들 운용 계획을 이야기했다. 우선 5선발은 시범경기를 치르며 정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 선발 1명 또는 1+1로 묶어서 등판시킬 계획이다. +1로 등판하는 투수들은 대부분 5선발 경쟁자로 지켜볼 만한 투수들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장원삼이 5선발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3명 정도는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뛴다. 1군에서 필요할 경우 그 선수들이 1군에서 로테이션 빈자리를 메울 계획이다"고 덧붙이며 지난 시즌처럼 연쇄 다발적인 선발투수 부상을 대비해 2군에서 선발투수들이 꾸준히 준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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