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정후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비기기만 해도 끝나는 5위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은 역시 이루기 힘든 꿈이었다. 2016년 KIA 타이거즈에 이어 두 번째로 1차전을 잡은 5위 키움마저 2차전에서 졌다. 그러나 올해 이정후의 영웅적인 활약은 영원히 야구 팬들의 뇌리에 남을 듯하다.  

키움 히어로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8-16으로 크게 졌다. 

1회와 2회 연달아 2실점하면서 1차전과 정반대 분위기로 경기가 흘러갔다. 여기에 4회 1점 추격 직후 수비에서 5점을 빼앗기면서 두산에 승기를 내줬다. 정찬헌(1⅓이닝 4실점) 한현희(2⅓이닝 5실점) 최원태(1⅔이닝 4실점 3자책점)가 이어던졌는데도 두 자릿수 실점을 헌납했다. 

1차전은 선취점 후 동점은 허용했을지언정 역전만큼은 내주지 않았다. 베테랑 이용규도 1차전 승리의 원동력을 동점에서 두산 타선을 막아낸 투수들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투수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벤치 움직임도 더뎠다. 

그러나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키움 벤치도 팬들도 눈빛이 달라졌다. 이정후는 0-4로 끌려가던 4회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터트리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키움은 박병호의 유격수 병살타에도 송성문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1점을 만회할 수 있었다. 

점수가 1-9로 벌어진 뒤에도 이정후는 이정후였다. 선두타자 전병우의 2루타 이후 박동원과 변상권이 범타로 물러난 상황, 마치 1일 1차전 9회초처럼 이용규와 김혜성이 연속 출루로 이정후에게 만루 기회를 이어줬다. 

이정후는 테이블세터가 간절하게 만든 기회를 헛되게 하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 볼을 지켜본 뒤 3구 낮은 직구를 강타했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정후는 다시 한번 힘찬 세리머니로 3루쪽 더그아웃의 선수들, 그리고 관중석 팬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4-16으로 끌려가던 8회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정후는 김명신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세 번째 안타를 기록했고, 송성문의 안타에 2루에서 홈으로 전력질주했다. 1차전을 앞두고 했던 "야구장에서 플레이로 보여드리겠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9회 마지막 공격 역시 이정후다웠다. 1사 1루에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키움은 2사 후 송성문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3루쪽 관중석의 팬들에게 마지막 1점을 선물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2차전 4안타 3타점을 포함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9타수 5안타 5타점으로 영웅담의 한 페이지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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