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11일 오전(현지시간)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러시아 언론 역시 이날 "한국의 유명한 영화 감독 김기덕이 이날 오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기덕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를 거쳐 라트비아로 향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기덕은 라트비아에 집을 사서 영주권을 받을 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라트비아 거주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합병증이 심해져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11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 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 생일인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발트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 위원장은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현지 영화계 인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증세가 점차 심해져서 입원하게 됐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돼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현지에서도 충격과 슬픔이 큰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의 측근은 "가족들도 조금 전인 오늘 오후에서야 비보를 접했다. 황망한 소식에 사태를 파악 중이다"라며 "아직은 장례절차 등을 이야기하기엔 이른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1996년 영화 '악어'를 연출하며 데뷔한 김기덕은 영화 '파란 대문', '섬', '봄, 여름, 가을, 겨울', '나쁜 남자', '사마리아'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에는 '피에타'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의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 수상 기록을 세우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2018년 여배우 성폭행 등 미투 논란에 휩싸인 이후 국내 활동을 중단했다. 출국한 후에는 줄곧 해외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동부권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져왔다. 지난해에는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올해는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로 새 영화 '디졸브'를 찍었다.
영광과 논란이 공존했던 한국 영화계의 '문제적 감독'이었던 만큼, 코로나19 팬데믹 속 타지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그의 황망한 사망 소식에 영화인들의 안타까운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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