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맨 왼쪽)과 한화 코칭스태프, 통역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분골쇄신'의 변화를 택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말까지 팀의 베테랑이 10명 넘게 은퇴하거나 방출됐다. 올해 시즌 중반에도 이성열이 팀을 떠났다. 한화는 외야수 중 지난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가 없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꽉 채우며 리빌딩 의지를 천명했다.

그에 맞춰 코칭스태프도 물갈이했다. 창단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수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고 1군 수석코치, 투수코치, 타격코치를 모두 외국인으로 채웠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KBO리그 선수 육성은 장단점이 뚜렸하지만 한화는 장점만을 보며 직진을 택했다. 올해 팀 슬로건도 'This is our way', 자신들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팀의 기조와 이미지를 싹 바꾼 한화. 구태의연하던 예전 이미지를 벗는 데는 성공했다면 지금은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너무 많은 외국인 코치가 더그아웃에 자리하면서 KBO리그 경기 문화와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리그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할 점도 있지만 다른 팀에도 외국인 코치들이 있는데 유독 한화에서 잡음이 계속 나오는 것은 고민거리다. 

수베로 감독은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초 공격이 끝난 뒤 2사 1루 상황에서 나온 노시환의 바깥쪽 공 루킹 삼진 판정에 강하게 어필했다.

수베로 감독은 더그아웃에 들어가서도 판정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고 1회말에 돌입하려던 이영재 주심은 결국 더그아웃으로 가 수베로 감독을 퇴장시켰다. 경기 시작 11분 만인 오후 5시 11분의 일이었다.

퇴장 판정을 들은 수베로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한 게 왜 퇴장 사유인지 따져물으며 언성을 높였으나 심판진과 언쟁 끝에 결국 더그아웃을 나갔다. 한화는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가 경기를 이끌었고 4-2로 앞선 9회말 정우람이 김선빈에게 2점 홈런을 맞아 4-4로 비겼다.

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발을 내딘 수베로 감독은 개막 첫 주였던 4월 6일 이미 한 차례 퇴장당한 바 있다. 문학 SSG전에서 55번 강재민을 내려 했으나 통역 미스로 66번 주현상이 나왔고 경기 속개를 요구하는 심판진에게 10분 동안 항의를 하다 항의시간을 넘겨 퇴장당했다.

공식적인 퇴장은 2차례지만 그 사이 많은 논란과 어필이 있었다.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논란이 있을 수는 있어도 엄연히 심판의 고유 권한.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여러 차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털어놓아 퇴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다른 코칭스태프 역시 더그아웃에서 언성을 높여 주의를 받아왔다.

지난달 5일 대전 KIA전에서는 수베로 감독이 9회 상대 투수 정해영의 낮은 공 스트라이크 판정에 어필하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항의를 받았고, 지난달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두산 투수 최원준의 투구 때 한화 더그아웃 쪽에서 소리가 나면서 고의성을 놓고 두산과 한화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최근 코치들을 자제시키겠다고 한 바 있으나 스스로도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다시 퇴장당했다. 문화 차이일까, 성격 문제일까. 수베로 감독과 한화의 외국인 코칭스태프들이 계속해서 KBO리그 심판진, 타팀 선수단과 마찰음을 내 지켜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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