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가 18일 사직 kt전에서 3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 롯데 이대호가 18일 사직 kt전에서 3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야구팬이라면 익히 알 듯,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지난해 1월 롯데와 합의한 마지막 2년 FA 계약을 통해 현역 생활을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메이저리그에도 존재한다. 바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앨버트 푸홀스(42)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고 있는 푸홀스도 올 시즌이 끝나면 정든 친정팀 유니폼을 벗는다.

각각 1982년생과 1980년생으로 마흔을 모두 넘긴 이대호와 푸홀스. 그런데 은퇴하기에는 어딘가 어색한 기록이 둘을 수놓고 있다.

먼저 이대호는 105경기에서 타율 0.328 13홈런 62타점 37득점으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20~30대 후배들과 견줘도 모자람이 없는 지표다.

물론 푸홀스의 기록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성적은 67경기 타율 0.251 10홈런 30타점 22득점. 게임 출장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면서 만만치 않은 파워를 뽐내고 있다.

올 시즌 105번째 경기였던 18일 사직 kt 위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대호에게 푸홀스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한국의 푸홀스’라는 수식어가 어떤 기분으로 다가오냐는 물음이었다.

이대호는 “당치도 않다. 푸홀스라는 대선수와 나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700개 가까이 기록한 선수 아닌가. 나는 한참 모자란다”며 손을 저었다.

이어 “푸홀스가 여전히 10홈런 이상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운동을 그만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방망이가 돌아가고, 그 힘으로 담장을 넘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신을 한참 아래로 낮춘 이대호. 그래도 둘의 조금은 닮은 점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친정팀에서 은퇴한다는 점이다.

이대호는 “나도 몇 년간 해외에서 뛰다가 롯데로 돌아와서 은퇴하게 됐다. 푸홀스도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했지만, LA 에인절스에서 10년 정도 활약하다가 올해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그 부분은 조금은 비슷한 것 같다”면서 “해외 진출로 롯데의 완전한 원클럽맨으로 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내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국의 푸홀스라는 수식어만큼은 정중히 사양한 이대호. 그러나 자신의 이름값만큼은 은퇴 시즌에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날 4번 지명타자로 나온 이대호는 0-0으로 맞선 3회말 2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고 2루 주자 안치홍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점수는 결국 이날의 결승점이 돼 롯데는 1-0으로 이길 수 있었다.

마지막 시즌에도 명실상부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는 이날 경기 후 “1-0의 아슬아슬했던 경기에서 이겼다. 결승타라고 하지만 안치홍이 열심히 뛰어줘서 만들어준 점수다”면서 “끝까지 모르는 경기였지만, 우리 투수들이 막아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승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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