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상문 감독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잠실, 김건일 기자] 올 시즌 LG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정우영(19)은 알고 보면 양상문 롯데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해 LG 단장이었던 양 감독은 아마추어 무대를 부지런히 누비며 옥석 발굴을 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서울고 투수 정우영, 부산고 투수 이상영 등을 뽑았다. 그해 겨울 류중일 신임 감독에게 축하하는 꽃다발을 안긴 이도 당시 단장이었던 양 감독이다. 양 감독이 단장으로서 남겨 둔 흔적이 LG 선수단 곳곳에 있는 셈이다.

비단 단장뿐만이 아니더라도 양 감독은 부산만큼 서울 잠실과 인연이 깊다. 양 감독이 롯데 이외에 지도자를 맡은 곳은 LG뿐이다. 2002년과 2007년엔 투수 코치를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진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으로 4년 동안 LG를 두 차례 가을 야구로 이끈 성과도 있다.

지난해까지 유광점퍼를 입고 현장을 누볐던 양 감독이 29일 LG와 원정 경기를 위해 롯데 점퍼를 입고 잠실야구장에 등장했다. 그가 자리한 곳은 1루가 아닌 3루 쪽 더그아웃. 양 감독을 발견한 류 감독은 "전 단장, 전 감독님 아니십니까"라고 반가워했다.

오랜만에 3루 더그아웃에 자리한 양 감독은 느낌이 어떤가라는 물음엔 "다를 것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1루 쪽에서 응원하는 것 보면 느낌이 다를 것 같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선발투수는 브룩스 레일리였다. 레일리는 2017년 양 감독이 이끌던 LG를 상대해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1로 매우 강했다. 양 감독은 지난달 "레일리가 LG 전에 강하지 않았나. LG 시절엔 나도 레일리가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양 감독 체제에서 중심 타자로 성장한 채은성이 이날 5번 타자로 나섰다. 양 감독이 LG 시절 중용한 정찬헌이 1점 차 리드를 지키고 경기를 끝냈다. 양 감독의 아이들은 어느덧 어엿한 주축 선수가 돼 있었다.

동시에 1루 쪽에선 LG 팬들이 유광 점퍼를 입고 열렬히 응원했다. 1루 쪽을 등지고 있었던 LG 시절엔 못 봤던 장면이다. 이 또한 양 감독의 눈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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