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안 힘들었어요. 오히려 감사했죠."
두산 베어스 에이스 로버트 스탁(33)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20구를 던진 뒤 사령탑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스탁은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8-5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한 스탁은 시즌 8승째를 챙기면서 평균자책점을 종전 3.01에서 2.98로 떨어뜨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처음부터 스탁을 길게 끌고 갈 계획이었다. 롯데와 26일, 27일 경기를 치르면서 필승조에 과부하가 걸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철원은 2경기 모두 등판해 2⅔이닝 54구를 던졌고, 마무리투수 홍건희 역시 이틀 모두 나서 2⅓이닝 42구를 던진 상태였다. 박치국은 27일 경기에서 1⅔이닝 30구를 던졌다. 스탁이 가능한 긴 이닝을 버티고, 타선이 터져 필승조를 아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최선이었다.
스탁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 두산 이적 후 처음 선발 출전하는 안승한과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 157㎞에 이르는 위력적인 직구(69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슬라이더(45개), 커브(4개), 포크볼(2개) 등을 섞었다. 커브와 포크볼은 스탁이 전반기에는 거의 활용하지 않았던 구종이었는데, 지금은 타자의 반응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썼다.
6회까지 96구를 던진 스탁은 7회에도 마운드에 나섰다. 5-0으로 앞선 상황이라 오히려 불펜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 스탁은 렉스와 황성빈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날 처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베테랑 이대호와 마주했다. 이대호는 앞선 2타석에서는 내야 땅볼에 그쳤지만, 3번째 맞대결에서는 스탁의 시속 156㎞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5-2로 쫓긴 상황에서도 김 감독은 스탁을 밀어붙였고, 스탁은 안치홍과 한동희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임무를 마쳤다.
스탁은 "120구를 던지는 게 힘들진 않았다. 오히려 감독님께 감사했다. 2실점을 했는데도 나를 믿고 이닝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맡겨주셔서 감사했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최근 구종 변화를 시도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스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구종에 변화를 주려 하고 있다. 덕분에 스트라이크를 조금 더 잘 던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7회에 이대호를 상대할 때 나는 주 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이대호가 훌륭한 타자라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고 생각한다. 커브와 포크볼 등 조금 더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편안하게 쓸 수 있다면, 그 상황에 한 가지 무기를 더 추가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스탁은 원투펀치 짝인 아리엘 미란다(33)가 부상으로 거의 전반기 내내 이탈한 바람에 홀로 외롭게 선발진을 이끌어야 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미란다의 대체자인 브랜든 와델(28)이 합류하면서 조금은 부담을 덜었다.
스탁은 "브랜든이 오면서 내가 모국어인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동료가 생겨 좋다"고 말하며 웃은 뒤 "브랜든이 적절한 시기에 팀을 도와 연승 가도를 달리게 된다면, 6위에서 5위로 올라설 기회가 오리라 본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생활 선배로서 브랜든을 도울 준비는 됐다. 스탁은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먼저 경기장에서 집까지 지하철을 잘 타는 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고, 두 번째는 김치를 잘 먹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팀 동료들과 잘 어울리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스탁은 처음 두산과 계약했을 때 미국에서 거의 불펜 투수로 뛰어 이닝이터 능력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후반기에도 120구 투구가 거뜬한 스태미나를 자랑하고 있다. 117⅔이닝으로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이닝 1위이기도 하다. 스탁은 시즌 끝까지 브랜든과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두산에 기적의 가을을 선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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