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나이 37세' 염기훈, 기록 파괴+영역 파괴하는 '프리킥 전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고종수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몸이 틀어졌다. 밀어라."
염기훈(36, 수원 삼성)이 자신의 프로 통산 70번째 골을 장기인 왼발 프리킥으로 작렬했다. 지난 7일 오후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 2019 6라운드 경기 후반 추가 시간에 2-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득점으로 프로 통산 70골 104도움으로 K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70-70클럽(70골 이상, 70도움 이상 동시 달성)'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격전 이후 이틀의 휴일을 받은 염기훈의 목소리는 밝았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염기훈은 "해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경기를 뛰면서 조금씩 의식이 됐어요. 언제될지 몰라서 고민도 했고. 생각보다 빨리 이뤄서 다행이러고 생각합니다"라며 기록이 신경쓰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염기훈은 70-70클럽 달성의 순간을 묻자 여러 차례 "좋았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너무 좋았어요. 원정 경기인데도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달려가서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강원도 산불 문제 때문에 자제했어요. 항상 골을 넣으면 프리킥으로 넣는 것이 가장 좋아요. 정말 좋았습니다."
염기훈은 이날 득점으로 2019시즌 3호골을 넣었다. 앞선 두 골은 페널티킥으로 성공시켰다. 기록을 위해 밀어준 것은 아니다. 팀 내 가장 확실한 키커였다. 그래도 역사적인 70번째 골은 프리킥이길 바랐다. 염기훈은 왼발로 통하는 선수다. K리그 최고의 프리키커다. 결정적인 순간에 왼발이 빛을 발했다.
◆ 끊임없는 단련, 고종수의 조언, 동료들의 응원
염기훈이라고 프리킥 득점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꾸준히 단련한 결과다. 염기훈의 프리킥포 부활 배경에는 주변의 도움도 있었다. 수원의 선배이자 코치였던 고종수 대전 시티즌 감독이 연초 염기훈이 고전하자 전화를 거러 힌트를 주기도 했다.
"시합 전에 꾸준히 차고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프리킥 연습을 합니다. 3연패를 할 때 하나도 못 넣었는데, 고종수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몸이 틀어졌다. 밀어라. 여러 방향으로 차라. 다양하게 차라. 그렇게 잡아주시니까 저도 다시 가다듬었어요. 다른 팀에 가셨지만 연락해주셔서 감사하죠."
염기훈은 상주상무와 5라운드 경기에 이미 프리킥으로 득점에 근접한 장면을 만들었다. 골문 상단 구석을 예리하게 노렸던 슈팅을 골키퍼 윤보상이 선방했다. 이 장면으로 자신감과 자극을 동시에 얻었다. 바로 다음 경기에 득점했다.
"(상주전에) 차고 나서 들어갔다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이 이제 영점 조준이 됐다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어요. 결국 넣어서 너무 좋았죠. 제일 자신있는게 프리킥이니까요."
염기훈은 프리킥의 달인으로 꼽힌다. 70-70클럽 가입에 성공한 염기훈의 2019시즌 다음 목표는 한 시즌 최다 프리킥 득점 개인 기록이다. 물론, 개인 기록만을 위해 경기하는 것은 아니다. 염기훈은 수원의 주장이자 에이스다. 염기훈의 왼발이 위협적일 수록, 상대 수비를 전술적으로 흔들 가능성도 커진다.
"한 시즌 최다 프리킥 골이 4골이에요. 그걸 넘고 싶어요. 프리킥이 나면 상대가 더 위협적으로 느끼게, 프리킥 기회를 안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요. 어려운 경기에서 세트피스가 더더욱 중요하잖아요."
*염기훈 시즌별 프리킥 득점 기록
2008년 (1골), 2011년(1골), 2013년(1골), 2014년(2골), 2015년(3골), 2016년(1골), 2017년(2골), 2018년(4골), 2019년(1골, 진행 중)
◆ K리그의 기록 제조기, 프리킥의 전설
지금과 같은 기세와 예리함이라면 염기훈이 올 시즌 프리킥으로만 5골을 넣는 것이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다. 염기훈은 현재 K리그 통산 프리킥 득점 2위(16골)에 올라 있다. 1위는 에닝요(17골)다. 염기훈은 프리킥으로 두 골을 추가하면 신기록을 세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K리그 역대 한 시즌 프리킥 최다 골 기록
6골 - 안드레(2000년, 현 대구 감독), 뽀뽀(2006년)
5골 - 고종수(2001년)
4골 - 고창현, 김형범(2회),따바레즈, 에닝요(2회), 신태용, 염기훈, 이천수
시즌 개막 후 3연패를 당하며 위기론을 겪은 수원은 최근 3연속 무패(2승 1무)를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염기훈은 수원이 넣은 7골 중 3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자신의 골보다 수비 안정이 최근 반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수비라인이 안정된 것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해요. 3연패할 때 8실점을 했어요. 수비가 바뀐 뒤로 3경기에서 1경기만 실점했어요. 포백이 안정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37세에도 염기훈은 성장한다
염기훈은 올해 한국 나이로 37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성기의 예리함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2선과 중원에서 경기를 운영하고 풀어가는 능력은 한층 더 발전하고 있다. 프리킥 상황뿐 아니라 공격 전개시 볼 배급, 스루패스 등 영향력이 커졌다.
그동안 전방과 측면에서 주로 뛰던 염기훈은 이제 중앙 미드필더나 플레이메이커 영역에서도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일반적인 선수들의 은퇴 연령이 지난 시점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염기훈은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면서 경기를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선수를 하면서 포워드는 봤지만 미드필더는 본 적이 없어요. 미드필더 선수들이 힘든 부분을 알게 됐죠. 공격에 있을 때 왜 공을 못주지라고 생각했는데,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됐어요. 미드필더로 경험한 것이 내가 공격에 있을 때 어떻게 움직이면 좋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더라고요. 미드필더를 경험하면서 37세의 나이에도 더 발전한다는 것을 느껴요. 또 하나를 알게 된 거죠."
한계를 모르는 염기훈은 수원의 레전드를 넘어 K리그 전체의 이상향이 될 수 있는 행보를 걷고 있다.
"많은 베테랑들이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자. 열심히 해야 따라온다. 솔선수범하자는 마음이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아요. 몸 관리하고, 자제하고. 그래서 이렇게 길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최대한 오래 뛰고 싶어요.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오래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언제까지 하겠다는 것을 정하지는 않았어요. 최대한 오래 프로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
그런 염기훈에게도, 조카뻘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의 교감과 소통은 쉽지 않다. 다시 수원의 주장 완장을 찬 염기훈은 담백한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린 선수들이 저를 불편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질문할 때도 쭈뼛쭈뼛하고. 최대한 가까이 가려고 하는 데 아무래도 생각이 다르더라고요. 평상 시에 먼저 장난도 치려고 하고, 자신감도 넣어주려고 해요. 큰 실수는 따끔하게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괜찮다고 얘기하고, 편안하게 해주려고 해요. 나이 차이는 어려운 것 같아요. 최대한 지켜보고 꼭 필요한 말만 해주려고 해요."
여전히 수원은 '염기훈 팀'이다. 수원이 염기훈이고, 염기훈이 수원인 단계에 이르렀다. 염기훈은 팬들에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팬들에게는 항상 죄송해요. 믿고 기다려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했으니까요.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신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거 계속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3연패를 하고 나서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고마웠어요. 팬들이 기쁘려면 승리해야 합니다. 이기겠습니다."
관련기사
- 레알의 교통정리: '쉬운' 아자르 영입 → '어려운' 포그바 '영입 올인'
- 손흥민 골=토트넘 승리인데…맨시티전은 벤치 예상
- '욕심 끝없는' PSG…데 헤아-데 리흐트-음돔벨레-에레라 노린다
- [스포츠타임 Talk] 간절한 사리 감독, “아자르, 첼시에 남았으면”
- 박혁권의 그녀♥ 조수향, 아찔한 쇄골 라인
- 박항서 잇는 정해성, 베트남 V리그 이달의 감독상 '3연승'
- [인터뷰] 정우영 "차비와 뛰는 건 축복…카타르는 亞로 보기 어려워"
- '리버풀이 데파이 노린다'… 맨유의 고민, 바이백 쓸까?
- 호날두 이름으로 경기장 생긴다…'CR7 스타디움'
- 바란은 떠나길 원하고 레알은 남아주길 원한다
- [라리가 스타디움(12)] '1위' 바르사 불러들이는 '꼴찌' 우에스카 경기장
- [선발명단] '이민아 제외·조소현 미드필드' 한국, 아이슬란드전 라인업 발표
- 판 데이크도 스털링 인정 "'올해의 선수' 그에게 투표했다"
- 'J리그 챔피언' 가와사키는 정성룡 선방으로 통한다
- "데 리흐트에게 관심 많더라"…'셀링클럽' 아약스 판 데르 사르 사장의 고민
- [UCL 영상] '리버풀 NO.10' 마네, "또 다시 기회가 왔다"
- 캐러거의 확신 "아자르가 EPL '최고의 선수'"
- '챔스 사나이' IS BACK…철강왕 호날두가 뜬다 (영상)
- '그만해야 하는데…' 아자르의 무릎 슬라이딩 확률 '21.3%'
- 마라도나, 이번엔 '정치적 중립' 어겨 벌금 "경제 위기 베네수엘라 힘내"
- ‘머치 조율하고, 권순태 막고’, 경남-가시마 ACL 라인업 발표
- '지메시' 지소연 동점골…한국, 아이슬란드와 1-1 (전반종료)
- 바르사는 라리가, 레알은 챔스…이니에스타 "서로 샘날 것"
- "포그바, 1억 유로 되기 전에 살 뻔했는데" 바르사는 그때 돈이 없었다
- ‘UCL 맨시티전 준비’ 손흥민, EPL 공식랭킹 15위…1위 살라
- 에릭센의 부진 이유, 떨어진 체력과 불확실한 미래
- 또 한 명 UCL의 사나이, 카시야스 180번째 경기 출전 앞뒀다
- "완전 쓰레기통" 집 버리고 이적한 뎀벨레, 결국 벌금 1만 유로
- [현장 REVIEW] '지소연 동점골' 한국, 아이슬란드와 1-1 무승부…평가전 1무 1패
- [스포츠타임 영상] 토트넘 '인싸' 인증…손흥민의 맨시티 대비 훈련법
- 레알도, 뮌헨도 NO…하메스 미래는? 맨유, 유베, 아스널 관심
- 아이슬란드 회익손 감독 "한국, 프랑스는 어렵겠지만 노르웨이는 50대 50"
- 대구FC 안드레 감독 "에드가 동행은 했는데, 출전은 글쎄"
- '고국 찾은' 대구 츠바사 "K리그 신체 능력-스피드 J리그보다 강해"
- '아이슬란드 평가전 1무 1패' 윤덕여 감독 "수비 실수 인정, 보완하겠다"
- [UCL 프리뷰] 맨시티vs토트넘…3연패 포체티노는 또 똑같이 싸울까?
- 멀티플레이어 장슬기 "믿고 맡겨주시니까 어디라도 뛴다"
- '지소연+이민아 공존 문제' 지소연 "같이 오래 뛰었으니 문제 없다"
- [현장 REVIEW] ‘막판 집중력 부족' 경남, 악천후 혈투 속 가시마에 2-3 역전패
- '지메시의 축구교실' 한 차원 다른 실력 보여준 지소연
- [스포츠타임 현장] 비바람 악천후 몰아쳤지만… 뜨거웠던 ‘ACL 미니 한일전’
- [스포츠타임 talk] 가시마 감독 "경남전 승리만 만족, 쿠니모토 까다로웠다"
- [스포츠타임 talk] '대역전패' 김종부 감독 "가시마 퇴장에 선수들이 무너졌다"
- [스포츠타임 현장] “고의 아니잖아요” 발목 부상 권순태, 웃으며 창원축구센터 떠났다
- [ACL REVIEW] '아드리아노 골' 전북, 우라와에 1-0 승리…조 선두 등극
- [ACL REVIEW] '김민재 풀타임+바캄부 3골' 베이징 이변 없다, 부리람에 3-1 승
- [스포츠타임 talk] 경남 이광진의 작심발언 “정신 차려야 한다, 이래선 안 된다”
- [UCL 프리뷰] 리버풀 5골 맹폭한 작년, 그래도 포르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 [조광래 인터뷰①] 대구의 축구 효과 "집값도 올랐다"
- [스포츠타임 현장] 악천후에 분투했지만…'대역전패' 경남, ACL 16강 멀어진다
- '인간 문어' 차비, UCL 맨유vs바르사 예측한 결과는?
- "지킬 수 없을 거야" 끝이 보이는 아자르-첼시 7년 동거
- [스포츠타임 현장] 춘천에 분 강풍, 월드컵 강풍 앞에 선 한국 여자 축구
- '요리스 PK 선방-SON 선발' 토트넘, 맨시티와 0-0으로 전반 종료
- [현장 REVIEW] 'SON 새구장에서 또 결승 골!' 토트넘, 맨시티에 1-0 승…4강 파란불(영상)
- [현장 REVIEW] '케이타-피르미누 골' 리버풀, 포르투 2-0 완파…4강 파란불
- 국가대표 정우영,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에 3,000만 원 기부
- '토트넘 구한 영웅' 손흥민, 7.8점 최고평점…'PK 실축' 아구에로 최저평점
- [스포츠타임 현장] '역사 쓴' 손흥민, 리그 이어…챔스에서도 새 경기장 '첫골'
- [스포츠타임 현장]손흥민 골-아구에로 PK 실축, 토트넘 새구장 효과 완벽했다
- [스포츠타임 현장]케인 부상으로 빠진 뒤 결승골, 손흥민은 그라운드의 리더였다
- '새 경기장에서 또 결승 골!' 손흥민 "이길 만했다. 이 경기장이 좋다"
- [스포츠타임 현장] '맨시티 꺾는' 손흥민 득점 소식에, 리버풀 팬도 '환호'
- '케인 시즌 아웃?' 포체티노 "같은 발목 다쳤어, 잔여 시즌 내내 그리울 것"
- '케인 부상으로 위기에 빠진 토트넘 구해…손흥민이 후반전의 승자' 찬사 쏟아져
- [스포츠타임 인터뷰] '2-0 완승' 클롭 "2차전에서 더 많은 찬스를 만들길"
- [스포츠타임 현장] '맨시티 패배는 나의 힘'…안필드, SON 득점에 환호!
- [스포츠타임 현장]손흥민의 일석이조, KDB 침묵-케인 부상 입힌 델프에게 복수
- [스포츠타임 현장] SON의 진기록…토트넘 홈 UEFA 마지막 득점-첫득점 '독식'
- "손흥민은 토트넘 득점의 원천…케인이 누구야?" (英 매체)
- [스포츠타임 Talk]침착한 손흥민 "1-0 승리에 만족하지 말아야"
- 이니에스타가 꼽은 UCL 우승 유력 후보 셋…바르사, 리버풀, 유베
- 케인 없어도 '승리 부적' 손흥민, 득점한 15경기에서 토트넘 전승
- 손흥민 부러운 日 언론 '천금의 선제골이 결승 골이 됐다'
- 바르사전 앞둔 맨유, 마티치-에레라 이탈…기적 같은 경기력 필요한데
- '아시아 2번째 UCL 10골' 손흥민, 2골이면 최다 득점자 된다
- 바르사가 유리하다?…피케 "UCL 심판 성향은 라리가와 비슷"
- [제주 유나이티드 Preview] '유효 슛 확률 49%' 제주, 한 번만 터지면 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