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마이너리그 팀의 더그아웃.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마이너리거들의 경제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됐다.

'세이브 아메리카스 패스트 액트' 법안 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마이너리거들은 최저 임금 등을 규정한 노동기준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원래는 주 40시간 이상 일하면 시간외 임금이 발생해야 하는데 야구 선수들은 여기서 제외됐다. 가뜩이나 적은 수입이 더 줄었다.  

계약서에서 '을'일 수 밖에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이 수입으로는 계속 야구를 할 수 없다"며 답답해 하면서도 자신의 이름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걱정한다. 미국 디어슬레틱이 15일(이하 한국 시간) 마이너리그 관계자 30명과 익명 인터뷰로 그들의 실상을 조사했다.

디어슬레틱에 따르면 NBA(미국 프로 농구) G리그(야구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1년에 주거비와 교육 지원금 등을 포함해 적어도 3만 5000달러를 받는다.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표준 계약을 맺은 선수는 최소 4만 7500달러를 받고, 집에서 3시간 30분 이상 원정길을 떠나 경기를 치른 날에는 교통비 75달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년을 뛴 선수는 최소 1만1825달러 수입에 그친다. G리그 선수의 ⅓에 불과하다. 더블A 선수들은 1년 내내 뛰어도 연 수입이 1만 달러에 못 미칠 수도 있다. 

미국 연방 정부는 2019년 단일 소득 가구의 '빈곤선'으로 1만 4380달러를 설정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마이너리그 최저 연봉 선수들은 빈곤층에 속한다.

▲ 마이너리그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야구장.
주거 지원도 열악하다.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선수들이 집을 알아 볼 충분한 여유도 없다. 트리플A인지 더블A인지 시즌 시작 10여일 전에 알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볼 수가 없다. 

2009년 양키스가 1라운드에 지명한 슬레이드 히스콧은 "6명이 한 아파트에서 살았다"고 돌아봤다. 어떤 선수는 "가구가 없는 집이 좋다. 그래야 많은 사람이 잘 수 있으니까"라고 자조적인 농담을 했다.

그래서 요즘 마이너리거들은 비 시즌 부업에 열중한다. 더블A에서 뛰는 한 선수는 발렛파킹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이싱글A의 한 선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공사장에서 일했다. 이 동네는 추워서 운동할 수가 없었다. 다시 45분을 운전해 실내 훈련장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미국 국적이 아닌 선수들은 돈을 벌기 위해 중남미 윈터리그로 눈을 돌린다.

어떤 이들은 급여와 혜택의 차이가 동기부여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이렇게 항변한다. 

"이대로면 올해가 마지막이다."

"돈을 벌 수 없다면 계속 야구를 할 수가 없다."

"우리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는 가치 없는 존재라면, 지금 왜 여기 있어야 하는거죠?"

# 위 보도가 나온 뒤인 17일(한국 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마이너리거들의 임금을 50% 이상 올리기로 결정했다. 마크 샤피로 구단 최고경영자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어려움을 안다"며 임금 현실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