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연락이 닿는 이마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하루였다. 강정호(35)의 복귀 소식이 알려진 18일 야구계가 그랬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의 깜짝 컴백을 알렸다. 위재민 대표이사 명의로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KBO로 요청했다. 또, 앞서 강정호와 올 시즌 선수 계약도 마쳤다. 고형욱 단장이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선수를 전화로 설득했고, 17일 서면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형욱 단장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현장 기자들과 만나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선수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구단이 직접 복귀를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정호란 이름 석 자는 야구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다.
강정호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던 호타준족 유격수였다. 광주일고를 나와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2014년까지 히어로즈의 내야 야전사령관으로 활약했고, 이를 앞세워 201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건너가 날개를 펼쳤다.
그러나 강정호는 2016년 12일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논란의 도마 위로 올랐다. 또, 이어진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이후 행보는 내리막길의 연속이었다. 미국 취업비자 취득을 거부당해 2년을 쉬었고, 2019년 8월 피츠버그로부터 방출됐다.
미국 현지에서 새 둥지를 찾은 강정호. 그러나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3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알려진 선수를 데려가는 구단은 없었다. 그렇게 강정호란 이름도 지워지는 듯했다.
그런데 2020년 5월 20일. 강정호가 불쑥 임의탈퇴 복귀서를 KBO로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강정호의 1차 컴백 시도였다.
신청서를 받아든 KBO는 닷새 뒤인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과거 음주운전 잘못을 징계하기 위함이었다. 결과는 유기실격 1년과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아든 강정호는 더욱 속도를 냈다. 당시 키움 김치현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복귀 의사를 전했다.
KBO 상벌위원회만 끝나면 모든 것이 순탄할 줄 알았던 복귀. 그러나 민심은 순순히 음주운전 전력자의 컴백을 허락하지 않았다. 1차례도 아닌 3차례 음주운전, 그것도 뺑소니 사고까지 곁들인 강정호의 복귀를 거세게 막아섰다. 또, 강정호가 당시까지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여론의 불을 지폈다.
결국 강정호는 6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는 한편, 연봉 기부,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참가, 기부 활동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그래도 민심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강정호 그리고 키움 구단을 향한 비판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고, 결국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KBO리그 복귀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강정호의 존재감은 다시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본인이나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SNS를 통해 근황이 전해지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언론을 마주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2년 가까운 667일이 지난 2022년 3월 18일. 다시 강정호가 뜨거운 감자로 돌아왔다. 내용은 2020년 5월 20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2차 컴백 시도다. 과거와 다른 점은 하나. 이번에는 선수 본인이 아닌 키움 구단이 적극적으로 컴백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강정호 복귀가 불러올 파장이다. 이미 2년 전에도 팬들의 비난이 뜨거웠던 가운데 지금 분위기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
KBO리그로서도 결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최근 몇 년간 국제대회에서의 부진과 각종 사건·사고 그리고 코로나19 여파로 신음하고 있는 KBO리그는 또 1년간 강정호라는 악재와 싸우게 됐다.
한편 고형욱 단장은 “어려운 시기 중심을 잘 잡아준 선수다. 잘못은 했지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선수도 반성하고 있다. 팬들께서도 용서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팬들도 그라운드도 아직은 용서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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