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기사 보고 생각이 났어요. 그 꼬마 키가 그렇게나 컸어요?”
LG 트윈스 이호준(46) 타격코치는 그날의 만남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우연치고는 운명적이었던 그날 밤 인연을 맺은 아이가 어엿한 야구선수로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한동안 머릿속 깊숙이 넣어놓았던 추억의 한 조각을 꺼내놓았다.
SSG 랜더스와 맞대결이 열린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이 코치는 “내가 NC 다이노스에서 선수로 뛰던 때였다. 그날따라 워낙 많은 팬들이 마산구장으로 몰려서 아주 조심히 자동차를 끌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타이어가 한 아이의 발 위로 지나가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그래서 당장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며 수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그 친구가 좀 특별했다. 보통 아이 같으면 그 상황에서 당연히 눈물을 펑펑 흘릴 텐데 울기는커녕 씩씩하게 버티더라. 얼마나 당차던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받았다. 또,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억을 더듬을수록 그날의 인연은 더욱 또렷이 떠오르는 눈치였다 이 코치는 “모든 진찰이 끝난 뒤 아이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너는 야구를 해야겠다. 이런 성격이면 선수로 분명 성공할 것 같다’고 말해줬다. 이어 며칠 후에는 아이를 마산구장으로 불러서 각종 야구용품을 선물로 줬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현역 프로선수와 짧은 인연을 맺게 된 아이는 이호준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당장 부모님을 설득해 리틀야구부로 들어갔고, 이제는 어엿한 고등학교 유망주가 됐다. 바로 마산용마고 2학년 우완투수 장현석(18) 이야기다.
고교 1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최고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진 장현석은 올 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앞세워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끝난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선 최고시속 153㎞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안정적으로 구사하면서 프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건장한 신체조건(신장 190㎝·체중 90㎏)도 플러스 요인이다.
사실 장현석은 상일초 3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야구를 전문적으로 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동네야구를 즐기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듬해 이 코치의 권유로 리틀야구부로 들어가게 됐고, 경주중과 마산용마고를 거치며 유망주로 성장했다.
장현석은 “코치님께서 ‘너는 친구들보다 체격이 좋고 성격도 활달해서 야구선수를 하면 잘 될 것 같다.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욕심이 생겨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내게 이 코치님은 은인 같으신 분이다”고 말했다.
또, 이 코치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정말 신기하다. 빨리 코치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운명처럼 인연을 맺은 장현석과 이 코치. 둘의 재회는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장현석이 장신의 유망주로 성장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 코치는 “그 친구가 그렇게나 컸냐”며 되묻고는 “소식을 듣고 (장)현석이를 빨리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안 그래도 올 시즌이 끝난 뒤 후배(진민수)가 감독으로 있는 마산용마고를 찾을 계획이었는데 잘 됐다. 잘 성장했는지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관련기사
- 이효리·이상순 부부, 한남동 건물 88억에 매각
- 6회 ‘라젠카 세이브 어스’...어색했던 ‘끝판대장’ 등판
- 357개나 친 홈런인데…박병호가 30홈런에 울컥한 이유
- “영어는 유튜브 독학” 18살 유망주는 내일을 준비했다
- 연패 스트레스?…'팀킬'에 흔들린 샌프란시스코
- ‘천만다행’ 167㎞ 총알 직선타 맞은 투수…가벼운 뇌진탕 진단
- LG 주말 시리즈 승리기원 시구…30일 뽀로로, 31일 어린이 팬
- 두산 베어스, 우유자조금과 ‘맛있다! 우리우유 홈런존' 진행
- [TOR 게임노트]‘기쿠치 4승’ TOR, 5-3 DET 제압…채프먼 2홈런
- ‘10승 어렵네’ 오타니, 6이닝 2실점 패전…6경기 연속 10K는 달성
- LG 트윈스, 코카-콜라와 콜라보레이션 상품 출시
- KBO 허구연 총재, 상무 선수들 만났다...29일 국군체육부대 방문
- "지는 팀 에인절스에 남고 싶나요?" 오타니 직격 인터뷰
- [SPO잠실] 홍창기 복귀, 1번타자 우익수로…'거포 유망주' 이재원 벤치
- '오재일 어깨 통증-이재현 손가락 골절' 삼성 또 아프다
- [SPO대전] “세 경기 모두 이길 수 있었는데...” 수베로 감독이 돌아본 포항시리즈
- [SPO 창원] 믿고 쓰는 1선발…강인권 대행 "구창모, 위기관리 능력 좋은 투수"
- [SPO잠실] 천적관계 바뀐 고영표-LG…이강철 감독은 "그래도 아직은 영표가"
- [SPO대전] 안승한 향한 사령탑의 특급 칭찬 “믿고 쓸 수 있는 카드가 됐다”
- "일본 토너먼트에 약해…WBC 규정 불리하다"
- [SPO 창원] '8실점' 무너진 에이스…사령탑 "시즌 중에 한두 번은 있는 일"
- [잠실 게임노트] 고영표 'LG 킬러' 부활, 시즌 9승…kt 3연승으로 LG 압박
- [SPO대전] 국보가 인정한 왼손 영건, 두산 4연승 발판 마련했다
- [창원 게임노트] 노진혁 4안타…'1승8패' NC의 반격, 키움은 3연패 늪
- [대구 게임노트] 김현준이 끝냈다!…13연패 했던 삼성, 롯데에 7연패 안겨
- 생일인데 왜이래…요키시, 팀 동료 실책에 당했다
- [SPO대전] 포항에서 실수 만회했는데...김태연 활약, 패배에 묻혔다
- [대전 게임노트] 1189일만에 선 타석에서 만점활약...송승환, 두산 역전승 이끌다
- 3연승 이강철 감독 "고영표가 위기관리능력 보여줬다"
- [SPO 창원] '타선 폭발'로 기선제압…강인권 대행 "이기고자 하는 열망과 집중력 덕분이다"
- "맞아도 버틸 수 있는 선수" 고퀄스 내구성 통했다
- 폭풍질주→핏빛투혼…'돌아온' 캡틴 "1승 위해서라면 몸이 부서지도록 해야 한다" [인터뷰]
- 치명적 실책 그리고 헬멧 내동댕이…이학주는 이기고 싶었다
- '불금 끝내기' 삼성 허삼영 감독 "김현준 라팍 찾은 팬께 큰 선물 드려"
- [SPO대전] 9회 빅이닝 두산, 4연승 질주...김태형 감독 “송승환이 좋은 모습 보였다”
- '454일 만에 4타점' 강민호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 강력한 신인왕 후보의 모른 척…김현준 "신인왕이 뭔지…"
- "대표팀 감독님이랑 한 팀, 핸디캡이죠" 듣고보니 일리 있네
- 수비의 팀 LG 맞나…공 미루고 베이스 놓치고, 치명타였다
- KS 우승 주역의 성장통?…안방마님의 진단 "중요한 건 제구 문제"
- "편견과 시기, 질투 이겨냈다"…담담했던 이정후가 1000안타를 기뻐한 이유
- 주장의 부담감 내려두고…'후반기 0.519' 노검사가 돌아왔다
- 2G 연속 BS, 장시환이 흔들린다...최다 연패 타이까지 1패 남았다
- “리더가 될 자질 갖췄다”...학구열 높은 포수 유망주, 외국인 사령탑 마음 사로잡았다
- 롯데, 8월 2~4일 홈경기서 여름방학 시리즈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