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포효하는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통신
▲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포효하는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결승전, 그것도 1점 차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베테랑 심판에게도 큰 부담이 됐던 모양이다. 2000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일했고, WBC는 2006년 초대 대회부터 참여했던 랜스 박스데일 심판이 일본과 미국의 결승전 마지막 순간을 돌아봤다. 

22일(한국시간)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챔피언십라운드 일본과 미국의 결승전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드라마 같았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가 소속 팀을 설득해 구원 등판을 자처했다. 그것도 3-2로 앞선 1점 차에서,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 경기를 매조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에 따르면 박스데일 주심은 "그 경기의 일부가 된 것만으로도 축복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축복받았다고"라며 결승전의 여운에 빠져 있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지만 홈런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었다. 트라웃은 미국 대표팀 30명 중에서도 누구보다 강렬하게 우승을 열망할 선수였다. 오타니도 트라웃과 승부에 최선을 다했다. 시속 100마일 넘는 강속구가 계속됐다. 

풀카운트에서 오타니와 트라웃의 승부, 그리고 결승전 승패를 가르는 공이 나왔다. 오타니의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나가는 '스위퍼'가 트라웃의 방망이를 피했다. 오타니는 글러브와 모자를 집어던지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스데일 주심은 "내 콜이 아니라 투수와 타자가 승부를 결정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보더라인 피칭이 심판의 선언에 의해 삼진이나 볼넷이 됐다면 뒷말이 나올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결과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깔끔한 명승부였다. 

한편 결승전은 6심제로 운영됐다. 박스데일 주심과 존 텀페인 1루심, 퀸 월콧 우선심은 메이저리그 소속이다. 한국의 박종철 좌선심, 도미니카공화국의 에드워드 피날레스 2루심, 콜롬피아의 라미로 알파로 3루심까지 4개국에서 모인 심판이 대회 마지막 경기를 긴장감 속에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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