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혼햄과 기본급 160만 달러에 계약한 레나토 누네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레나토 누네스(27)는 2016년 오클랜드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 올해까지 MLB 통산 307경기에 나간 코너 내야 자원이다. 2019년에는 볼티모어 소속으로 31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활약했다.

그러나 경력이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했다. 힘은 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떨어졌다. 올해는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고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89, 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690에 그쳤다.

이런 누네스는 동양 리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려면 2024년 시즌이 끝나야 했다. 당장 내년 전망도 어두웠다. 누네스는 에이전트를 통해 동양 리그에 갈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즉시, 일본과 한국 구단들이 누네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KBO리그 구단들에는 어차피 ‘그림의 떡’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누네스가 니혼햄과 계약을 맺었다”고 8일 일제히 보도했다. 계약 조건은 연간 160만 달러의 기본급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추가다. KBO리그 신규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은 계약금과 이적료, 세금까지 모두 포함해 100만 달러다. 제안을 해봐야 애당초 돈 싸움이 안 됐던 것이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누네스는 1루수가 필요한 몇몇 팀들의 리스트에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들이 일본 구단과 계약을 맺는 두 번째 사례”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 선수가 부족하다. 일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로 어렵다. 그런데 조건 제시에서는 KBO리그가 불리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한 에이전트는 "100만 달러 상한제를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고민이 되는 지점은 투수다. 야수들은 그래도 선수들이 조금 풀리는 반면, 투수들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40인 로스터에 묶고 풀어주질 않는다. 이적료 장사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투수가 부족하다.

2020년은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다. 그리고 2021년 갑자기 162경기 정상 시즌으로 돌아오면서 투수들의 어깨와 팔꿈치에 부하가 많이 생겼다. 2022년에 탈이 나는 선수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를 대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되도록 투수들은 묶어두려고 한다는 게 외국인 스카우트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틈새를 찾아야 하는데, KBO리그 구단들과 경쟁은 물론 일본 구단들과도 싸워야 한다.

현재 KBO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교체 대상을 어느 정도 정해둔 가운데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40인 로스터 내에 있는 선수들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풀리면 바로 쟁탈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투수 시장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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