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벤투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팔을 벌린 사람)의 출전 거부부 내용은 뺀 공문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보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유벤투스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공문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일 "유벤투스가 어제(31일) 저녁에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 명의의 공문을 프로연맹 앞으로 보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45분 불출전 조항을 어긴 것에 대한 내용은 쏙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팀 K리그'를 조직해 나선 프로연맹은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유벤투스와 친선경기를 벌였다. 그런데 이날 유벤투스는 경기장 지연 도착으로 경기 시작 시각을 50분이나 연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게다가 호날두는 몸도 풀지 않았고 출전도 거부했다.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이 호날두에게 출전을 종용했지만, 이미 경기 전날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호날두는 회의에서 출전하지 않기로 정리해 파문은 더 커졌다.

프로연맹은 유벤투스 초청 대행사이자 주최사였던 '더 페스타'와는 별개로 유벤투스와 세리에A 사무국, 아시아 축구연맹(AFC)에 항의 공문을 냈다. 경기 시작 시간 지연과 계약서상 호날두의 45분 출전 무시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수긍하지 않았다. 데일리 메일, 유로스포르트 등 영국 등 외신들은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유벤투스의 공문을 공개했다.

이 공문에서 아넬리 회장은 '호날두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한국에서 경기를 했다. 호날두는 중국에서 경기를 치른 지 48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의무팀에 따르면 근육 피로로 쉬어야 한다고 했다"며 불출전을 합리화했다.

경기 시작 시각이 지나 경기장에 도착한 것에 대해 '공항 입국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착륙해 내리는데 45분,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1시간 50분이나 소요됐다. 경기 전까지 쉴 시간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숙소에서 예정됐던 팬 미팅이 취소되고 경기 출전을 위해 몸 관리를 이유로 불참한 호날두에 대해서도 '유벤투스는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최고 수준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잔루이지 부폰, 마테이스 데 리흐트 등 선수들이 (팬 미팅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또, 경기장 이동에서의 경찰 호위가 없었던 것도 지적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면서 경찰의 버스 호위가 없었고 교통 체증도 심했다. 우리는 길 위에서 2시간이나 서 있었다. 전 세계에서 유벤투스가 이런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대행사 더 페스타의 로빈 장은 "네드베드 부회장에게도 그렇고 유벤투스 실무자에게 두 달 가까이 경찰 호위는 없다. 당신들은 민간인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유벤투스는 '우리의 행동을 무책임하고 오만하다고 지적한 K리그의 불만에 수긍하지 않는다. 유벤투스 어느 누구도 K리그, 대한축구협회, 아시아 축구연맹에 불명예를 안길 생각은 없다'며 자신의 행동이 비판 받을 이유가 없다고 되려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K리그의 비판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구단 법무팀에 대응을 검토하라고 하겠다'며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일단 유벤투스의 이런 태도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여러 부문에서 사실과 다른 것들이 있는 것 같다. 황당하다"고 답했다. '더 페스타'와의 공조 대응에 대해서는 "일단 상황을 봐야겠다"고 답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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