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신인 우완투수 문동주가 13일 1군에서 말소됐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신인 우완투수 문동주가 13일 1군에서 말소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떡잎부터 다르다는 신인 한 명을 키우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한화 이글스 신인 우완투수 문동주(19)가 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한화는 경기가 없던 13일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유는 오른쪽 어깨 통증. 전날 캐치볼 도중 어깨 불편함을 호소해 정형외과 두 곳에서 확인한 결과 견갑하근 부분파열 및 혈종 진단이 나왔다.

혈종은 신체 조직 안에서 발생한 출혈로 피가 한곳으로 모여 생긴 혈액 덩어리다. 한화 관계자는 “병원에선 4주 휴식을 권고했다. 투구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회복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동주는 한화가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는 특급 신인이다. 고교 시절부터 뽐낸 잠재력 덕분이다. 지난해까지 광주진흥고에서 뛴 문동주는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져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타고난 배짱과 빼어난 스타성으로 장차 한국야구를 책임질 유망주로 떠올랐다.

프로 입단 과정 역시 화제였다. 같은 연고지 학교인 광주동성고 유격수 김도영(19)과 고향팀 KIA 타이거즈의 1차지명을 놓고 경쟁했다. 비록 KIA가 김도영의 이름을 부르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문동주는 “오히려 목표가 생긴 느낌이다. 김도영에게 한 번 진 만큼 다시는 지지 않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 대신 한화의 1차지명을 통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문동주. 비록 입단 과정에선 한 발 뒤처졌지만, 김도영의 4억 원을 뛰어넘는, 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으면서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증명했다.

▲ 지난해 광주진흥고 시절의 문동주. ⓒ곽혜미 기자
▲ 지난해 광주진흥고 시절의 문동주. ⓒ곽혜미 기자

이어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통해 담금질을 시작한 문동주는 그러나 좀처럼 1군 선수단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올해 2군 스프링캠프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시범경기 때 1군으로 올라올 예정이었지만, 3월 초반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고 잔류군으로 내려갔다.

1군 합류 기회를 놓친 문동주는 다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4월까지 재활과 훈련에만 매진해야 했고, 5월 10일(잠실 LG 트윈스전)에야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어렵게 프로 무대로 올라온 문동주는 지난달 8경기를 뛰면서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느꼈다. 이어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데뷔전(2이닝 1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을 치르면서 선발 수업의 첫발을 뗐다.

▲ 한화 문동주가 선발 데뷔전으로 치른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한화 문동주가 선발 데뷔전으로 치른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비록 선발 데뷔전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문동주는 14~16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선발로 나올 예정이었다. 홈팬들 앞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기회.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최소 한 달간 다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번 문동주의 두 번째 쉼표를 두고 한화 관계자는 “가벼운 캐치볼을 꾸준히 하는 것이 혈종을 빨리 없앨 수 있다는 권고를 따라 문동주는 잔류군으로 합류해 캐치볼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연고지 유망주 팜의 가뭄 속에서 어렵게 슈퍼루키를 품은 한화로선 돌다리 두드리는 심정으로 문동주의 건강한 복귀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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