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한 승부사가 된 최용수 강원FC 감독(사진 위). 강원은 대전 하나티시즌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2차전에서 다득점 무실점 승리를 해야 잔류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 고독한 승부사가 된 최용수 강원FC 감독(사진 위). 강원은 대전 하나티시즌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2차전에서 다득점 무실점 승리를 해야 잔류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독수리' 최용수(48) 강원FC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 정말 큰 고비가 왔다.

최 감독은 9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내내 벤치 앞 기술지역을 떠나지 못했다. 벤치와 기술지역 간 거리가 다소 있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서서 선수들을 향해 목청을 높이고 현란한 손짓을 했다.

그만큼 중요했던 경기, 원정에서 골을 넣고 이겼다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예정된 2차전을 비교적 수월하게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0-1 패배로 어려움을 안고 나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최 감독은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응시하다 돌아오는 선수들을 향해 손짓하며 용기를 불어 넣었지만, 패배라는 현실은 냉혹했다.

K리그 승강 PO는 1차전을 패한 팀이 2차전에서 뒤집었던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2017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가 부산 아이파크에 1차전을 1-0으로 이긴 뒤 2차전을 0-1로 패해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지만, 120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기 때문에 '뒤집기' 그 자체로만 본다면 확률 0%다.

2018년 10월 FC서울 지휘봉을 급히 잡고 치른 승강 PO에서 부산을 상대로 1차전을 3-1로 잡았던 기억이 있는 최 감독이다. 당시에는 상대 퇴장이 나와 비교적 수월했고 2차전을 1-로 비겼어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3년 뒤 현재 상황은 다르다. 그나마 한 골 차라는 점이 위안거리지만, 대전은 한 달여를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지만, 강원은 오랜 일정으로 피곤한 상황이다. 심리 무장을 누가 더 잘하느냐가 관건이다.

최 감독은 "아직 90분이 남았다. 선수들이 빨리 회복해 홈에서 다른 경기를 해주리라 믿는다. 반전 드라마를 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2차전에 승리해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실제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강원은 수비에 안정감이 생겼다. 대전전에서도 실점하기 전까지는 최 감독의 특유의 스리백 수비에 기반한 빠른 역습이 인상적이었다. 임채민의 헤더와 신창무의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굴절되는 좋은 공격 상황도 있었다.

대전의 장점 봉쇄에 주력하면서 강원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최 감독은 선수들의 경험을 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격수 이정협은 부산(2017, 2019년), 강원(2021년) 수비수 임채민도 성남(2016년), 상주(2017년), 강원(2021년) 정승용은 강원에서 두 번(2016, 2021년) 승강 PO를 경험했고 하는 중이다.

이정협의 경우 207년에는 실패했지만, 2019년은 경남FC를 상대로 0-0 무승부 뒤 2-0으로 이기며 승격을 이끌었다. 김대원, 신창무는 2016년 대구FC가 K리그1으로 승격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잔류하려는 팀과 승격을 원하는 팀의 분위기와 경기법을 잘 안다는 뜻이다.

최 감독은 "선수 중에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많다. 긍정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회복과 조직력을 더 다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남은 사흘을 잘 활용해 심리 무장을 하고 2차전에 나설 것을 전했다.

심리 무장은 최 감독이 먼저 된 것 같다. 혹시라도 2부리그 팀을 지휘하는 상상을 해봤느냐는 난감한 질문에는 "아직 한 경기에 남았기에 생각해보지 않았다. 몰입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선을 그었다. '용수 형님. 2부리그도 괜찮아유'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건 대전 팬들에게 최 감독이 어떤 식으로든 대답을 해줘야 하는 시간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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