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가득 채운 일본 팬들의 갈채를 받는 하뉴 유즈루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이른 오전부터 강원도 강릉 아이스링크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수많은 일본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했다.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여성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하뉴 유즈루(24)의 팬들이다.

강릉에서 하뉴의 팬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강릉시 안목항에 있는 커피 거리의 카페에는 일본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하뉴와 관련된 점프와 악세사리 모자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하뉴는 일본 스포츠 스타 가운에 최상위에 해당하는 선수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그는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사실 하뉴는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연습하던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그는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하지 못했다. 전일본선수권대회도 불참을 선언하며 평창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하뉴를 응원하는 일본 팬들 ⓒ GettyIimages

그러나 하뉴는 다시 일어났다.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예상을 뒤집었다. 그는 16일 열린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63.18점 예술점수(PCS) 48.5점을 합친 111.18점을 받았다.

하뉴는 107.58점으로 2위에 오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 스페인)를 제치고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하뉴가 부활하는 경기를 눈앞에서 지켜본 일본 팬들은 열광했다. 하뉴의 올림픽 출전이 결정되면서 가장 미소를 지은 이는 강릉시였다. 실제로 강릉은 하뉴로 인해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강릉시는 올림픽 기간에 방문한 일본 관광객이 5천 여명이고 개별 관광객까지 합치면 1만 명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2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4천 여명의 하뉴의 팬들이 강릉을 찾았다. 이들은 일찌감치 좋은 좌석을 예매한다. 16일 아이스아레나 관중석은 온통 일장기로 물결을 이뤘다.

또한 하뉴의 연습을 지켜보려면 3만원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하뉴의 연습이 있는 날마다 100여 명이 넘는 일본 팬들은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았다.

▲ 하뉴 유즈루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치자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가득 채운 일본 팬들이 곰돌이 푸 인형을 던지고 있다. ⓒ GettyIimages

하뉴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의 성원과 지지가 도움이 됐다. 이렇게 많은 팬들에게 큰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행운을 누린다는 점에 행복하다. 내가 특별히 정신력이 강하다기보다 많은 팬들의 응원 때문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뉴의 팬들은 그의 경기가 끝나면 공통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다. 하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인 곰돌이 푸 인형을 빙판에 던지는 것이다. 이날도 아이스아레나 빙판에는 하뉴의 팬들이 던전 푸 인형으로 도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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